“내 말 알아들을 수 있어?” 낯선 이름을 가진 학생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시도한다. 음성 언어는 기대하지 않는다. 파동 없는 눈빛에 그와 나 사이 교감 정도가 어린다. “잉글리시?” 침묵이 흐르고 머쓱하게 웃음을 교환하면 의사소통이 끝난다. 내가 접근해 볼 수 있는 지점이 거기까지다. 다른 반에서 '잉글리시'에 반응하는 다문화 학생을 만난다. 한국어와 영어를 오락가락하며 몸짓과 눈치를 섞어 주고받은 어휘 개수가 조촐하다. 말보다 웃음, 서로 마음을 읽었다는 듯 드러낸 환한 치아가 우리 사이에 남은 언어다.언어라는 덩

인천 출신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예가인 검여 유희강(1911∼1976)의 작품이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2일 인천시립박물관과 성균관대 박물관이 검여 유물 교류 및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검여 작품이 인천으로 귀환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인천시의 검여 유품 거부 이후 유족이 검여의 모교 성균관대에 유품을 기증한 후 4년 만이다.당시 검여 유족과 제자들은 검여의 고향에 대한 애정을 받들어 인천시에 수차례 유물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인천시는 수장고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냉대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에

2024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기도도 내년도 생활임금 산정 준비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현재 경기연구원에 '2024년 경기도 생활임금 산정기준 수립 연구'를 의뢰한 상태다. 내년 최저임금이 오는 8월에 결정되고 나면 경기도는 9월 10일쯤 내년 생활임금을 발표한다. 경기도 생활임금은 공무원을 제외한 도 관련 업무 종사 노동자 임금의 기준이며, 참여를 서약한 민간기업에도 적용된다.생활임금은 최저임금제도를 보완하여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2023년 경기도 생활임금은 전

지난 편에서 농업 혁명, 도시, 유라시아 네트워크의 탄생으로 감염병들이 어떻게 도약해 왔는지 이야기했다. 이제 금세기 나타난 감염병의 네 번째 도약을 이야기할 차례이다. 20세기 동안 팬데믹이라 부를 만한 유행은 단 세 번 있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1948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이다. 그런데 21세기가 시작되자마자 새로운 감염병이 불과 20년 동안 4차례의 팬데믹을 일으켰다. 2003년 신종 인플루엔자를 시작으로 사스, 메르스, 그리고 이번 COVID-19까지, 5년에 한번 꼴로 일어났다. 왜 이런 이변이 일

나는 대한민국 유권자다. 나를 대신해 정책을 결정해줄 대표자를 내 손으로 직접 뽑는다. 선출직 임명장의 숨은 명의는 바로 우리 투표자들이다.우리나라의 민주적 선거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1948년 5월10일 국회의원 총선에서 처음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가 이뤄졌고, 이를 기억하고자 이날을 '유권자의 날'로 정했다.그 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민주(民主)의 길은 험난했다. 3·15 부정선거부터 간선제까지 여러 진통을 극복하며 현 제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지금은 무엇을 넘어서야 하는가?똑같

간호사협회를 제외한 보건의료 직역단체들이 3일 연가투쟁에 이어 4일에는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지난달 27일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사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한 반발이다. 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17일부터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부분파업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압박인 셈이다.간호사법은 70년대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97년 이래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러 후보가 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윤석열 당선자를 포함한 여야 후보가

지난 1일 133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노동절 기념집회가 열렸다. 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가 운명 공동체로서 연대하는 축제이다. 이날 약 18만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나왔다. 집회에선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노동자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노조 소속 한 노동자가 분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노동자의 축제가 노동자의 절규와 분신 등 극단적인 노정 갈등으로 얼룩지고 만 것이다.악화일로로 치닫는 노정 갈등에서 노동계도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그 원인 제공과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여

장봉도는 북도면에서 가장 큰 섬이며, 4개의 유인도 중 가장 바깥쪽에 있어 안쪽의 다른 세 섬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섬의 규모와 형태를 보면 동서 길이가 8~9㎞, 남북의 폭은 1~1.5㎞, 면적은 6.7㎢로서 폭이 좁고 길며 봉우리가 많다고 하여 '긴 장(長)', '봉우리 봉(峰)'의 이름이 붙여졌다. 보통 지명의 유래와 그렇듯이 섬의 형태와 지형을 통해 지명을 만들었다. 나아가, 장봉도의 문화유산 중 국가에서 말을 기르던 국영 목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번은 장봉도의 국영 목

팬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던 SSG랜더스의 김광현 선수는 팬들을 위한 행복한 팬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자신의 기록을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선보이며 인천 팬들에게 커다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지난해에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한 김광현은 'KK 위닝플랜'을 직접 제안하며 1승을 할 때마다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하는 남다른 팬서비스를 시작하였다.올해는 승리가 아닌 기록을 기준으로 삼으며 개인통산 기록을 경신 할 때마다 이를 기념해 팬들에게 더욱더 뜻깊은 선물을

'할머니+밀레니얼=할매니얼'최근 할매니얼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전통 과자인 약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커피에 약과를 얹은 디저트를 먹거나 약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유행하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다.그 많은 간식 중 왜 약과일까. 약과는 명절 때나 잠깐 먹던 전통 간식일 뿐이었다.인기와는 거리가 있던 약과가 갑자기 유행한 원인에는 '뉴트로(New·새로움+Retro·복고)'가 있다. 뉴트로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

▶제1회 경기도정 자문위 부위원장에 김응태씨 ▶인천 5·3민주화항쟁 ▶국제관광선 서독 유로파호 인천항 입항 ▶부평동 대경여상 학생들 농성 ▶제1회 인천고-제물포고 정기전 ▶'왜 다시 인천인가' 출판기념회 ▶캐나다 군함 2척 입항 ▶제12차 인천항만행정협의회 개최 ▶인천 중부해경청에 카모프 헬기 배치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사업이 표류하면서 지역 간의 갈등도 증폭되고 있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최근 수원시의회 의원이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사업을 두고 '화성시'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시의원은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대해 “수원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쇼를 한다”고 발언했고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역갈등을 더 조장하는 질의”라고 반박하면서 갈등의 단면을 보여줬다.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김동연 현 지사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한목소리로 필요성을 주장했던 경기남부국제공항

소손녕(蕭遜寧)은 거란 군사가 80만이라 주장하며 고려에 항복을 다그쳤다. 협상에 나선 서희(徐熙)는 소손녕과 첫 대면 방식을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소손녕은 요(거란)가 대국이므로 서희가 뜰 아래에서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희는 외교 상대에게 군주-신하의 예를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두세 번 말해도 소손녕이 받아들이지 않자. 서희는 분노를 드러내며 관사로 돌아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소손녕이 마주 앉아 예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고려 조정에는 영토를 일부 떼 주고라도 요나라와 화친하자는

▶제4대 국회의원 선거 김재갑, 곽상훈, 김훈 당선 ▶인천시 수도국 독립청사서 현판 ▶인성여고 농구팀 동대총장기 3연패 달성 ▶부평공동묘지 지반 함몰사고 ▶중국인 산업연수생 10명 서곶파출소 습격 ▶한일친선 문화교류 수석대전 ▶인천지하철공사 서비스헌장 선포식 ▶덕적도 해상서 연안화물선 전복 3명 실종 ▶아시아나항공,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정의 달 이벤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전국이 전세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피해자가 늘어나자 결국 정부까지 나섰다. 부동산을 이용한 사기형태는 무수히 많다. 대표적으로 장기임대를 미끼로 내건 수익형 부동산 분양이 있다. 표면상으로는 적법한 영업활동이지만 속을 보면 그렇지 않다.A학원이 입주한 건물에선 최초 분양 당시 학원 입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학원의 장기임대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광고했던 것과 달리 단기간에 휴·폐업이 반복되고 있다. A학원은 용인지역 내 한 건물 5개 층(4~8층)을 10년간 장기 임대했다. 이 사실은 신규 분양 홍보에 이용됐다. 층별로 월 1

우리나라 기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는 기업의 ESG 관련 활동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기업의 기부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기업의 사회적 가치(CSV) 등으로 비 제도화된 활동이었다면 최근은 ESG 경영으로 활동 방식을 보다 명확히 한 것이다. 2020년 이전 기업의 기부활동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의무 사항 여부이다. 탄소중립과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외 투자나 금융권의 제재가 불가피하고 ESG 등급은 경영 능력과 투자자의 판단 기준으로 평가하게 되어있다. 그만큼 무역과 수

연안여객선이 관련법에 의해 대중교통에 포함된 지 4년째다. 여객선은 섬 지역 주민들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데도 도로나 철도 등 육상 교통과 비교하면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섬 지역의 주민은 생업과 이동권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섬 주민에게 여객선은 대중교통 이상의 의미가 있다. 육지에서는 자가용, 버스, 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지만 섬 지역에서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여객선이 없으면 고립될 수밖에 없다. 북쪽으로는 황해도, 남쪽으로 충청남도에 이르는 서해 앞바다에 115개의

기후위기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2050년에는 5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나라가 필수 생존자원인 물을 지속할 수 있게 확보하기 위한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추진하는 이유이다.우리나라의 최근 20년간 연 강수량 변화를 보면 연평균 1.1%씩 감소하고 있다. 감소 추세는 일시적이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수일이 여름에 집중되어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가뭄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수와 치수, 물의 순환체계가 더

소래습지 생태공원(남동구 논현동)의 국가도시공원화가 난항을 겪는다. 수도권 대표 해양 명소인 이 곳을 국내 첫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으려는 인천시와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다. 시는 2028년까지 5921억여원(국비215·시비3366·비재정 2340억원)을 들여 인근 송도 람사르습지를 포함한 소래습지 생태공원(총 665만㎡)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토지주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시는 지난해 7월 현재 야적장으로 쓰이는 논현동 33의16 일대(31만8670㎡)와 레미콘 공장 부지 6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es B virus: HBV)에 감염되어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보유자가 되기 쉽고 나중에 일부에서 간경화나 간암 같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감염 질환이다. 예방접종으로 B형간염 보유자가 많이 감소했지만 미국 및 유럽의 여러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간염 환자 수를 보면 A형은 7천 명, C형은 4만6000 명인데 반해 B형간염은 40만 명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