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을 앞둔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환경단체에 의해 '나무의 권리'가 선언되었다. 나무는 마음껏 뿌리 내리고, 햇볕을 쬐면서 함부로 뽑히지 않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무는 착취나 학대의 대상이 아니고 온전히 늙어 죽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회색 콘크리트와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로 뒤덮인 도시에서 만약 초록색 나무가 없다면 어떤 세상일까. 나무가 사라진 도시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나무들은 거리에서 아파트에서 학교에서 상가 앞에서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뜨거운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월미도 일대를 둘러보았다. 코로나 19 이후 답답함을 풀어보려고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우리 동네에서는 더는 갈 곳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기회에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인천 구석구석을 답사해보자고.월미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북성포구, 화수동 괭이부리마을, 만석부두, 화수부두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화평동 냉면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월미도로 와 자전거 답사를 마쳤다.중구와 동구 일대 해안가에서는 잠재된 인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월미해변을 찾는 수많은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었다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교수님은 일 학기 걍의를 개설했다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한 학기 내내 그는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는 무엇일까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가라고 말했다.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남성이 50대가 되면 전립선 내부에 비대성 병변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흔히 남자 50대를 전립선 연령이라고 부른다. 물론 30∼40대에서도 드물게 비대성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전립선비대증은 지난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운영하는 인천보훈병원에서 다빈도 질환 1위였다.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큰 유발인자는 연령증가와 남성호르몬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35세부터 시작되어 60대 남자 60%, 80대 90%에서 유발되며 이 중 50%의 환자군에서 전립선비대증으

“차가 아직 이른가요? 아니면 이미 따기 시작했나요, 몹시 기다리고 있습니다.”차를 좋아했던 추사가 대흥사에 있는 초의에게 차를 보내달라는 편지이다. “차를 만들면 장마철에는 보내지 말고 가을에 선선해지면 항아리 단지에 단단히 밀봉해서 보내주세요”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초의의 귀한 차가 유통과정에서 변질할까 봐 염려되기 때문이다.초의는 어린 찻잎으로는 산차인 우전차을 만들고 늦은 찻잎으로는 병차(餠茶)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사가 완원의 태화쌍비관에서 용봉승설을 맛본 후 오랫동안 그 맛을 잊지 못했지만 초의차를 맛본 후에는

'나랏빚(국가채무) 1000조 원의 시대'가 결국 도래했다.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는 1067조7000억 원이며, 1년 전보다 97조원이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초반인 2017년 660조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약 400조 원이 늘었다. 말 그대로 빚잔치를 벌인 것이다.구체적으로 국고채가 937조5000억 원, 국민주택채권 82조2000억 원,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이 11조8000억 원, 차입금 1조9000억 원 등으로, 이는 모두 중앙정부

'누가 땅 보상을 받아서 대박이 났다'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지만 정작 보상 절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단체가 실시계획인가를 하면 보상 대상지의 토지주는 절차에 따라 보상을 받는데 보통 고시, 열람, 보상받을 금액 감정평가 순서로 나아간다.공익사업에 편입되는 토지·건물 보상 과정에서 보상 가격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다.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격 결정 방법 때문이다. 토지 보상 절차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으며, 사업시행자는 사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중견 선진국이지만 쓰레기처리 문제만큼은 여전히 후진국이다. 생활 쓰레기 매립률만 비교해도 수도권은 8~9%인데 유럽 주요 선진국은 0~3%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제로(0)인 스위스는 잔재물까지도 끝까지 재활용해낸다. 재활용률도 마찬가지다. 수치를 보면 50~60%대로 비슷해 보이지만 해당 수치를 유럽의 실질 재활용률로 전환할 경우 절반도 안 되는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과 소각으로 처리되니 실질적인 매립과 소각 비율은 각각 20%, 30% 정도라 볼 수 있다.이 위기의 순간에 등장한 키워드가 바로

지난주 뉴욕타임스(NYT) 머리기사는 '중국과 미국 간의 전쟁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였다. NYT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로 도쿄와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할 때 서울도 자주 왔던 필자인 크리스토프와 만나 대화하면서 그의 폭넓은 관심사와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삼는 언론인으로서의 자세에 공감하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의 현장에서 그는 '민주주의를 굳세게 지향하는 한국의 미래를 밝게 본다'고도 했다.▶크리스토프는 1914년 아무도 세계대전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헝가리에서 살고 있던

은 한마디로 음양학(陰陽學)이다. 음양이란 말도 에서 처음 나왔다. 음양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음양이란 글자의 왼쪽에 '언덕(阝)'이란 부수가 붙어 있듯이 햇빛이 비치는 언덕 쪽을 양(陽)이라 하고, 해가 없는 그늘진 쪽을 음(陰)이라 한다. 이처럼 해가 비치는 오전엔 '양달'이 되었다가, 오후가 되면 햇볕이 없는 '응달'이 되듯 음양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다. 이렇게 우주는 음양의 상대적인 기운과 완벽한 조화로 영원히 순환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다수 학교가 4월부터 5월 말까지 중간고사를 치른다. 무작정 다급한 마음에 교과서는 내버려 두고 문제집만을 고집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에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노트집을 활용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어느 정도 학습한 내용을 정리·정돈하는 개념이 필요한데, 요즘 학생은 쉽고 단순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고집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모순을 바로 잡고 새로운 학습관을 지니기 위해선 자신만의 중간고사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짧은 기간 내에 치르는 중간고사를 대비한 5가지 전략을 소개해본다. ▲시험공부 전에 반드시 정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라.공

2023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우려가 컸다. 우선 WBC에서 보여준 수준 이하의 실력이 마음에 걸렸다. 국민은 TV 중계를 통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야구 실력을 확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느 프로야구단의 선수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개인적 일탈이라고 치부하기엔 사회적 시선이 너무 뜨거웠다.여러 가지 우여곡절에도 2023 프로야구는 어김없이 개막했다.염려와 달리 개막전 전 구장의 좌석은 모두 매진이었다. 모든 팀이 같은 출발선에 있는 것이 개막 경기의 인기 요인이다. 개막전 10개 팀의 기록은 0승 0패이다. 그래

옹진군 북도면에서 국가적 차원의 말을 길렀던 정책, 일명 마정(馬政)은 주로 어느 시기에 행해졌을까?관련 내용은 에 기록되어 있어 주된 시기는 조선에 해당한다. 조선 건국 후부터 세종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말 목장 54개 중 26개를 경기도에 설치했는데, 한양 천도 이후 도성과 가까이 목장을 설치해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따라서 마정의 주목적은 군마(軍馬) 생산이어서 관할 부서는 6조 중 오늘날 국방부에 해당하는 병조(兵曹)이며, 그 산하 부서인 사복시(司僕寺)가 마정을 관장했다. 지방은 각

영화나 드라마 속 배경이 되었던 장소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도시나 장소의 강렬한 이미지가 기억 속에 남아 특정 자극에 반응해 지속해서 회상하게 하는 메커니즘 때문이다. 뉴욕을 생각하면 가보지 않았어도 자유의 여신상과 타임스퀘어를 떠올리고,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생각하면 물의 도시를 오가는 곤돌라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체득한 결과로서 좋은 기억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 컷의 사진이나 감동적인 영화의 한 장면 때문에 그곳에 가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것은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것

지난 편에서 유인원 조상으로부터 상속받은 감염과 사냥감과의 접촉으로 얻은 감염, 그리고 농업혁명 후 가축에서 넘어온 결핵과 천연두 같은 전염병 이야기를 했다. 농업 사회 같은 조건에서는 병원균들이 독성을 줄이고 면역 관용을 얻어 인간과 균형을 이루려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종의 존속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 적응하고 상주하게 된 '첫 번째 변화'였다.병원균들의 가장 큰 숙제는 옮겨 갈 숙주를 찾는 것이다. 숙주가 죽기 전 다음 희생물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맹독한 에볼라가 아프리카의 작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있다.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다는 의미다. 인천경제를 생각할 때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지난달 20일,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고 대중교통 등 모든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이번 조치로 유통, 외식, 공연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인천의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2%, 신용카드 사용액은 23.6% 증가했다.그런데 경제를 움츠리게 하는 꽃샘추위가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은행은 2023년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

봄을 맞아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여행지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제주도는 섬 전체가 거대한 관광자원으로서, 에메랄드빛 물빛이 인상적인 협재해수욕장, 파도가 넘보는 주상절리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함께 흑돼지·은갈치·한라봉 등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어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다만, 대중교통수단이 충분치 않아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 있는데 이 경우 각별히 주의할 점이 차량 보험 문제이다.렌터카에 대해 일반인들은 통상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용하는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가격비교를 통해

얼마 전 한 지역 선배와 인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인천 출신이고, 오랫동안 인천에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그 선배는 마치 오래 기다렸던 사람처럼 많은 이야기를 했다. 두루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의 정당별 후보 득표율에 관한 말이 유독 귀에 꽂혔다.대략 이런 내용이다.인천을 흔히 ‘대선이나 총선의 바로미터(barometer, 기준)’라고 부른다. 그동안의 이들 선거 결과를 볼 때 인천에서의 각 정당별 득표율이 늘 전국의 평균 득표율과 비슷하다는 뜻이다.인천 지역 사회나 언론은

강화도의 어느 갯벌, 푹푹 빠지는 갯벌 한가운데 모자를 쓴 아저씨가 갯벌에 몸이 반쯤 빠진 채 아주 천천히 기다란 무언가를 뽑아내고 있다.이내 갯벌 속에서 뽑혀 나온 '무언가'는 허공에서 꿈틀거리다 들통으로 옮겨졌다. 아저씨가 뽑아 올린 기다란 '무언가'는 바로 '흰이빨참갯지렁이(Paraleonnates uschakovi)'였다.흰이빨참갯지렁이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서부 갯벌에 서식하는 초대형 갯지렁이류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중국 황해 연안, 대만 그리고 멀게는 태국 연안에 분

1848년 2월 유럽에서 혁명의 열기가 다시 불타올랐지만, 나폴레옹 퇴장 전후 동맹을 맺어 더는 혁명의 씨앗이 싹트지 않기를 바랐던 유럽 지도자들의 굳은 의지에 좌절했다. 청년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혁명 직전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고 선동하는 팸플릿을 작성했다. 그들이 서문에서 쓴 것처럼 유럽 지도자들은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퇴치하기 위하여 신성동맹을 맺고 있”었다. 2월 혁명과 1871년 혁명은 대호황 시대를 맞이한 유럽에서 한갓 전설로 잊혀 갔으며 도 치기 어린 젊은이들의 선동 문건으로 역사의 뒤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