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픽味] 심곡동 '희래등' 중국요리
[픽미픽味] 심곡동 '희래등' 중국요리
  • 여승철
  • 승인 2019.12.25 00:05
  • 수정 2020.03.1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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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핑계로 먹는 '특식' (feat. 어머님은 짜장면도 좋다고 하셨어)

[이재선 현대무용가가 찾은 '희래등']
"요리가 다양하듯 모든 동작도 무용이 될 수 있죠"

▲ 무용학 박사이며 발레핏 강사인 이재선씨가 정통중국요리 전문점 '희래등'을 찾았다.
▲ 무용학 박사이며 발레핏 강사인 이재선씨가 정통중국요리 전문점 '희래등'을 찾았다.

"무용이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예술이지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무용에는 시대적인 사회현상이나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 등 철학적 개념을 담아 몸을 통해 드러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용을 처음 보는 사람은 '저게 뭐지'하고 작품에 담겨 있는 안무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그냥 다가오거나 느껴지는 대로 자주 접하다보면 장면마다 '왜 저런 동작이 나오는지' 보이게 될 거예요."

무용가 이재선씨가 인천 서구 심곡동에 있는 정통중국요리 전문점 '희래등'을 찾아 현대무용과 발레핏(Ballet Fi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천 인화여고 출신의 이씨는 한체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뒤 동덕여대에서 석사, 성균관대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인천에서 순수무용으로 박사를 받은 사람은 박혜경 인천문화재단 이사에 이어 두 번째로 알려져 있을 만큼 흔하지 않은 재원이다.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무용사회학으로 무용과 노마디즘(nomadism)의 연계성에 관한 연구였어요. 노마디즘이란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라는 말에서 나온 용어인데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이지요. 이런 노마디즘이 현대무용에서 구성이나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또는 안무가들은 방랑적인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등을 연구하는 거죠. 철학과 사회학을 같이 공부해야 할 만큼 쉽지 않은 연구였지만 현대무용의 노마디즘적인 성향을 쫓아가다 보니 재미있는 면도 많았어요."

모교인 한체대와 계원예고에 출강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씨는 발레와 피트니스를 접목한 신체 단련 프로그램인 '발레핏'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발레핏이란 '앙 아방(En Avant)', '플리에(Plie)', '포인(Point)', '플렉스(Flex)' 등 발레의 기본동작을 응용해서 뒤틀린 체형의 자세를 바르게 잡아주는 운동이에요. 호흡 관리와 함께 코어근육을 잡아주고 척추 라인을 펴주는 동작을 통해 만들어진 자세를 유지하면서 손동작, 팔동작, 다리동작 등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거지요. 일반인들은 구부정한 몸을 펴주기만 해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좋은 운동이에요. 특히 제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르치고 있는 70~80대의 어르신들도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하시는데 2년이 지나니까 발레 기본동작은 모두 따라하세요."

무용을 시작한 뒤 수많은 작품을 안무와 구성도 하고 직접 출연도 해온 이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2013년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국무용제에 인천대표로 나갔을 때를 꼽았다. 무용단원 15명에 스태프까지 30명 정도가 움직여서 6개월가량 준비해서 무대에 올렸는데 아쉽게 수상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중국요리가 짜장면, 짬뽕부터 수많은 재료와 양념, 향신료, 조리방법까지 다양한 것처럼 무용도 아기의 손동작부터 구르는 동작, 멈춰있는 정지상태 등이 모두 무용동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가게 이름인 '희래등(喜來登)'은 '기쁨이 오는 집'이란 뜻인데요 1970년대부터 서울 남산 하이야트 호텔 맞은편에서 4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유명한 중국요리 전문점이에요. 제가 '희래등'에서 중국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체인점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원년멤버들에게는 '희래등'이라는 상호를 사용할 수 있게 해서 쓰고 있어요."

인천 서구 심곡동 모통공원에서 걸어서 1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정통중국요리 전문점 '희래등'의 조귀정 대표는 부친이 중국 산동성 출신의 화교로 자신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서울 '희래등'을 거쳐 1979년 롯데호텔 중식당 오픈멤버로 일하다 1990년에 석남동에 '영성각'을 차리면서 독립한 뒤 1996년에 지금의 '희래등'으로 이전했다.

"짜장면이나 짬뽕도 기본 재료는 비슷하지만 저만의 노하우가 담긴 양념과 조리법으로 만들어 '희래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드리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중국음식이 워낙 재료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지만 같은 재료를 써도 시기에 맞게 구입해서 손질한 뒤 보관해서 사시사철 재료의 제 맛을 내려고 해요. 예를 들어 죽순만 해도 가장 좋은 때인 5~6월에 처가가 있는 전남 담양에서 생죽순을 해마다 500㎏ 정도 구입해서 잘 손질해서 냉동 저장한 뒤 다음해까지 사용하고 있어요. 보통 '가이바시'로 불리는 키조개 관자는 충남 보령 오천항에서 6개월에 한번씩 500㎏ 정도 구입하고 전복도 활전복만 쓰고 있어요."

'희래등' 주방에는 중국 본토 출신 요리사 7명이 조리를 담당하고 홀에는 7명의 한족 또는 조선족 여직원들이 손님들을 맞고 있다. 조 대표가 화교라서 중국어로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선족으로 와서 결혼한 직원도 있고 한족으로 초청받은 직원도 있어요. 주방에는 중화요리 자격이 있는 요리사를 중국에 직접 가서 면접을 거쳐 주방 직원으로 채용하지요. 물론 중국요리사니까 바로 조리를 시켜도 되겠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하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시켜 요리를 맡기지요.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저도 요리를 해요. 요리사인 제가 요리를 안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조 대표는 '영성식품'이라는 만두공장을 직영하고 있다. 수제방식과 기계방식을 혼합해서 만두를 만드는데 서울 대림동 중국식품점과 인천 차이나타운 중국음식점에 꽃빵, 물만두, 군만두 등을 80~90% 정도 납품하고 있다. 고기만두, 김치만두도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판매한다. 이와 함께 조 대표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인천시 서구지부장으로 지역 회원업소들이 모두 장사가 잘되고 화합을 다지는데 앞장서고 있다.

"요리에 대한 저의 신념이 있다면 최상급의 재료를 써서 정성을 다해 조리한 음식을 따뜻한 정을 담아 기억에 남는 맛을 손님에게 드리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저희 손님 중에는 어렸을 때 어머니, 아버지 손에 이끌려 왔던 손님들이 지금은 30대가 넘어 결혼해서 아이들 손을 잡고 오는 분이 많아요."

6~7명 도는 8~9명이 앉을 수 있는 원탁 테이블과 20명이 한번에 앉을 수 있는 룸, 4~5인석 온돌방과 함께 별관에 80명이 회식 등 다양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연회석이 있다. 20대가량 수용할 수 있는 자체주차장도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가장 맛있을 때 산 재료들로 제맛 내는 '그 집'의 추천메뉴]
 

▲ 전가복
▲ 전가복

●전가복
갑오징어, 키조개 관자, 해삼, 전복, 새우, 자연송이, 은행 등 다른 업소와는 차별화되는 고급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희래등'의 대표 요리. 해산물과 각종 채소를 넣고 볶은 뒤 걸쭉한 녹말물을 부어 여운이 남는 깊은 맛이 일품이다. 전가복에는 귀한 식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가서 옛날부터 큰 잔치나 연회의 메인요리로 즐겨 먹었다. 한자로는 '全家福(전가복)'인데 온 가족이 모여 화목하게 복을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 멘보샤
▲ 멘보샤

●멘보샤
멘보는 빵, 샤는 새우를 뜻하는 고급요리로 '희래등'의 자부심이 담겨있는 요리. 다진 새우와 으깬 감자, 달걀 흰자와 한의학에서 강장제로 사용하는 마름 열매인 '물밤'을 넣은 속재료를 섞은 새우반죽을 만들어 새우샌드위치처럼 얇게 썰은 식빵 사이에 넣은 뒤 튀긴다. 조리가 상당히 까다로운 요리로 두툼한 새우반죽을 익히려 고온에 튀기면 식빵이 타버리기 때문에 온도조절을 잘해야 한다. 식빵이 황금빛을 내면서 속재료까지 익히는 게 조귀정 대표의 노하우다. 조 대표는 "방송에 자주 나오는 셰프들의 멘보샤보다 희래등 멘보샤가 훨씬 바삭하고 감칠맛 난다"고 귀띔한다.

▲ 칠리소스새우
▲ 칠리소스새우

●칠리소스새우
두툼한 새우를 튀긴 뒤 고추기름, 다진 마늘 등이 어우러진 케첩소스를 끼얹어 먹는 음식. 케첩소스가 유럽의 소스로 알려져 있는데 뿌리는 중국요리에서 나왔다. 보통 깐쇼새우로 부르는데 새콤달콤한 맛과 새우의 식감으로 젊은층은 물론 어린이나 어르신들도 모두 좋아하는 대중적인 요리.

▲ 춘권
▲ 춘권

●춘권
춘권은 만두의 일종으로 중국 설날인 춘절(春節)에 먹는 음식이다. 밀가루나 달걀 지단을 얇게 전병처럼 춘권피를 만든다. 그 속에 표고버섯, 숙주, 양송이, 죽순, 양파 등의 채소와 다진 새우와 돼지고기, 당면 등을 섞어서 볶은 뒤 춘권피에 돌돌 말아 기름에 튀겨 먹는다.

▲ 삼선짬뽕
▲ 삼선짬뽕
▲ 간짜장
▲ 간짜장

 ●삼선짬뽕·간짜장
희래등의 면은 '시금치면'이다. 영성각 시절부터 생시금치를 믹서기에 갈아 반죽을 했는데 지금은 시금치 100% 분말을 사용한다. 희래등의 삼선짬뽕은 칼칼하지만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육수로 정평이 나있다. 닭뼈와 돼지뼈로 내는 보통 육수에 희래등에서는 마른새우, 꽃게, 홍합을 통째로 넣어 2시간 정도 끓인 특별한 육수를 더해 갑오징어, 주꾸미, 소라, 큰새우, 가리비, 생바지락, 생홍합 등과 함께 볶는다. 하루에 70~80 그릇 팔리는 희래등의 대표 음식. 희래등의 간짜장은 정성으로 볶는 짜장이 일품이다. 돼지기름 가운데 고급품인 A지방을 기계로 갈아 보통 '민찌'로 부르는 다진고기로 특별한 기름을 낸 뒤 생강, 간장 등을 넣고 달인다. 아침에 한 시간 반 정도 볶아서 미리 준비하는데 볶는 비법이 따로 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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