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93. 금무 琴舞
[한자 韓字 너 어디 있었니?] 93. 금무 琴舞
  • 인천일보
  • 승인 2020.11.09 18:46
  • 수정 2020.11.09 18:45
  • 2020.11.10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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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바꿔 지킨 우리말을 개념없이 혼용
▲ 거문고(琴금) 이고 춤추는데 칼(鉗겸) 쓰고 따라서 춤을 출까? /그림=소헌

조선총독부는 일왕의 직속으로서 조선을 통괄하여 지배했던 통치기관이다. 일제는 이를 통하여 강점하는 동안 6000년에 이르는 조선의 역사와 정신을 말살했다. 그중 가장 교활한 것은 문화를 내세워 무력을 쓰지 않고 교화로 다스린다는 회유정책이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조상은 같다는 일선동조日鮮同祖를 넘어 두 나라가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들고 나섰다. 황국신민화를 위해 신사참배를 시키고, 조선어를 폐지하고 일본어를 쓰게 하며, 창씨개명을 강요하였으니 한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여 왜족에 통합하려는 짓거리였다.

정부는 1930년대 미국의 뉴딜정책을 본떠 ‘국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변화 모멘텀을 강조하며 사업을 선정했다는데? 스마트 의료인프라, 데이터 댐, 그린 리모델링, 미래 모빌리티, 그린 스마트스쿨, SOC 디지털화 등을 보면 퍽이나 경기회복 되겠다. 각 부처와 방송국은 또 어떤가? 주민센터, 굿모닝 대한민국 스페셜, 캐시리스 사회 등 개념 없는 혼용은 말할 것도 없다. K-트래블 버스, 아카이브 프로젝트, 어텀 페스티벌, 비하인드 뉴스, 캐치 티니핑 등 콩그리시도 우습지만, IR, OTP, Kicf-off 등 대놓고 싸지르고 있다.

금무겸무(琴舞鉗舞)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니 칼 쓴 놈도 춤을 춘다. 자기는 도저히 할 만한 처지가 아닌데도 남이 하는 짓을 덩달아 흉내를 내다가 웃음거리가 된다는 4자속담이다. 다시 생각해도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애해라 디야!” 흥이 나서 악기를 들고 춤추는데 곧 목이 떨어질지도 모를 녀석이 좋다고 따라하다니.

 

琴 금 [거문고 / 현학금玄鶴琴]

①_거문고(琴금)는 6줄로 이루어진 작은 악기로서 보통 여성이 연주하여 아내를 뜻한다. 악기의 재료(木목)를 강조하여 _(거문고 금)으로도 쓴다. ②비파(瑟슬)는 거문고의 일종으로서 15줄 이상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종류의 큰 악기로서 주로 남성이 연주하여 남편을 상징한다. 이 둘은 꼭 붙어 다녔다. ③금슬琴瑟(금실)은 남녀가 혼인할 때에 연주하는 쌍옥(王+王)으로 장식한 악기다. 두 사람은 이제부터(今금) 반드시(必필) 해로하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瑟(슬)이 나왔다.

 

鉗 겸 [칼 / 항쇄項鎖]

①갑골문에도 보이는 甘(감)은 길게 내민 혀(_)에 달콤한 사탕(-)을 머금은 모습으로서 ‘달다’, ‘맛 좋다’는 글자다. ②甘(감)은 형태상으로 보아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입(口)에 재갈(ㅡ)을 물리다는 뜻으로도 쓴다. ③칼(鉗겸)은 죄인에게 씌우는 형틀이다. 두껍고 긴 널빤지(甘감) 한 끝에 구멍을 뚫어 죄인의 목을 끼우고 쇠(金금)로 만든 비녀장을 지른다. 칼은 목(項항)을 걸어 채우는 쇄사슬(鎖쇄)이라 항쇄라고도 부른다.

“앨레강스하고 판타스틱한 밤이에요~” 한국의 복식(服飾)문화를 개척한 김봉남 씨의 말투를 두고 한동안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웃음이 툭 터져 나왔었는데 이젠 바뀔 성싶다. 후배한테 연락이 왔다. 수인선 열차를 타고 망포에 가는데 소래포구에 다다랐단다. “디스 스탑 이즈 쏘오레포그~ 쏘오레포그~” 아주 메스꺼운 발음이라 한다.

돌아보라. 기업 이름과 상품은 뜻도 모를 영문으로 만들고 예술가들은 변형된 영어로 이름을 진다. 목숨과 바꾸었던 우리말이다. 어찌 스스로 식민노예가 되려고 발버둥 치는가? 며칠 내내 언론은 트럼프와 바이든으로 가득 채우는데 이런 나라가 또 어디 있는가? 그들 중 누가 거문고를 이고 누가 칼을 쓸지 “뭣이 중헌디?”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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