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끝을 기다리며
[현장에서] 끝을 기다리며
  • 곽안나
  • 승인 2021.02.17 17:44
  • 수정 2021.02.17 17:40
  • 2021.02.18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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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더욱 건강하세요.”

작은 휴대전화 화면 속 아들이 건네는 명절 인사에 할머니는 침침한 눈을 찡그리다 이내 빙그레 웃어 보였다. 영상통화가 낯선 할머니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 대기도 했다.

지난 설, 대부분의 가정은 이와 같은 유례없는 비대면 방식의 명절을 보냈다. 둘러앉아 나눠야 할 정성이 담긴 음식은 문 앞 배달로, 손주들의 세배는 영상통화로 만족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은 많은 것들이 변했다.

출근길 마스크를 챙기는 일은 자연스러워졌고 지인들과의 모임 약속은 기약 없는 공수표로 전락했다. 정부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코로나 타개 계획을 세웠다. 이달 말부터 요양병원·요양시설 내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를 시작으로 고위험 의료기관 보건의료인, 코로나19 대응 인력 등 총 76만명이 접종을 받는다.

백신을 맞았다고 100% 면역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써는 백신과 치료제 말고는 코로나를 타개할 대책이 없어 국민도 기대감과 의구심, 두려움 속에 백신 접종을 맞이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3월을 기점으로 그동안의 '일률적 강제 방역'에서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으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다. 새로운 개편안의 성공 열쇠를 성숙한 시민의식과 책임감으로 중무장한 시민에게 넘기겠다는 뜻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우리는 벌써 3번의 명절을 보냈다. '계절이 바뀌면 괜찮겠지', '다음 명절은 모일 수 있을 거야' 라는 희망 속에 시간은 한 해를 통과했다.

어느 하나 명확하지 않은 불확실 속에서 우리가 잡아야 하는 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각자의 책임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잘해왔듯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조금만 참고 견딘다면 머지않아 끝을 맛보게 될 것이다.

/곽안나 경제부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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