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쌀이면 안심…용문산 둘러싸여 청정수 먹고 자라니까

전국 첫 친환경농업특구 지정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물 맑아
25% 제초제·비료없이 농사
우렁이 활용 유기농작물 수확
올 2만483t 생산 급식용 계약

양평토종자원거점단지 세워
토종볍씨 복원에도 힘써
수제맥주 개발·막걸리 시음 등
토종벼 알리기 적극 앞장

 

맑은 물과 햇살, 자연으로 빚어낸 우리 쌀. '제8화 경기도 곡창지대를 가다-양평 편', 물 맑은 고장 양평으로 지금 출발한다.

▲ 양평 토종벼 채종포단지에서 열린 손모내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양평 토종벼 채종포 단지에 풀어놓은 우렁이. 오른쪽 사진은 물맑은 양평쌀 포대. /사진제공=양평군·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 양평 토종벼 채종포단지에서 열린 손모내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양평 토종벼 채종포 단지에 풀어놓은 우렁이. 오른쪽 사진은 물맑은 양평쌀 포대. /사진제공=양평군·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물 맑은 쌀, 양평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양평. 양평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개발이 닿지 않은 덕분에 매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청정지역이다.

훼손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양평군에서는 친환경 먹거리를 제일의 특산물로 내세우고 있다. 여러 특산물 중에서도 양평지역에서 나는 쌀은 유기농법으로 지어져 영양가 있고 맛도 뛰어난 고품질의 쌀이 생산된다.

▲ 양평 토종벼 채종포 단지에 풀어놓은 우렁이.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 양평 토종벼 채종포 단지에 풀어놓은 우렁이.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양평군은 2005년 전국 최초 친환경 농업 특구로 지정돼 20년 가까이 친환경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쌀 농가 4곳 중 1곳이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재배하면서 제초제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축산 농가에서 얻어진 퇴비를 거름으로 쓰거나 비료를 대신해 우렁이를 활용하면서 천연 유기농 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여기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된 양평에서는 오로지 지하수로만 농사를 지어 '물 맑은 양평'의 명칭에 걸맞은 깨끗한 쌀이 자라나고 있다.

양평군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물이 풍부하고 용문산, 유명산으로 둘러싸여 쌀을 재배하기에 적합한 조건들을 갖췄다.

양평군의 총 재배면적은 3119㏊(2022년 기준)로 2만483t 가량이 생산되고 있는데, 생산된 대부분의 쌀은 친환경 인증 계약재배를 통해 학교 급식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88농가가 계약재배를 했고 448.8t을 생산해 10억6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평군의 대표 품종으로는 추청(아키바레), 밀키퀸, 참드림 등이 재배되고 있다. 특히 참드림은 경기도농업기술연구원이 개발해 낸 국내 육성 품종으로 삼광과 조정도를 교잡해 찰기가 좋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 밥맛이 매우 좋은 품종으로 알려졌다. 또 병충해 저항성이 높고 수확량이 많은 장점 때문에 현재 참드림은 양평군 재배면적에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 품종들로 탄생한 쌀 브랜드로는 '물 맑은 양평 참드림쌀'과 '맑은고을 양평 참드림쌀', '맑은고을 양평 추청쌀', '물 맑은 양평 밀키퀸' 등이 있다.

 

▲사라져간 우리 볍씨, 양평에서 다시 태어나다

남강백조, 조선도, 권조사, 보리벼… 생소한 이름들은 모두 우리 토종 볍씨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이 땅 위에는 풍토와 환경, 농부의 땀과 역사가 빚어낸 다양한 토종벼들이 자리했었다.

1912년도 당시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의 97%를 차지했던 토종벼들은 1923년에는 33%로, 다시 1928년에는 22%로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토종벼가 종적을 감췄다.

실제 1913년 발간된 '조선도 품종일람'에 따르면 수천 년동안 한반도에서 우리 농부들이 재배해 이어왔던 벼의 품종이 1451종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는 450여종 만이 전해지고 있고 그마저도 시장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양평군에서는 사라져 가는 토종 볍씨의 복원을 위해 청운면 가현리 일대로 '양평토종자원거점단지'를 조성하고 토종볍씨 복원에 힘쓰고 있다.

양평토종자원거점단지에서는 우리 토종벼 생육 활성화와 토종벼의 유전자원을 양평지역에서 새롭게 알리는 계기를 구축하고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토종벼 유전자원의 보존과 보급이 양평친환경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토종벼 유전자원의 가치를 재확산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우선 토종벼를 활용한 주류 개발을 통해 우리쌀의 저변을 확대하고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했다.

양평군농업기술센터는 5개 우리 품종 북흑조, 한양조, 검은개쌀벼, 아가벼, 향곡을 원료로 수제맥주개발에 나섰다.

또 탁주나 막걸리 제조에 토종 찰벼를 이용하기도 했다. 우리 토종쌀로 빚은 술들은 맛이나 무게감 등에서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토종벼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데 큰 성과를 거뒀다.

양평군에서는 지난 4월 전국 토종벼농부대회를 열고 양평에서 생산한 49개 품종의 토종볍씨 나눔행사와 토종쌀로 담근 22종류의 막걸리 시음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양평문화재단과 협력해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우리 토종쌀의 문화적, 사회적 다양성을 인지하게 하고 공동체적 자각을 촉진할 수 있는 문화예술 작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토종벼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양평군에서는 토종벼의 생육특성, 병해충특성, 품종별 형태 특성, 미질 관련 특성 등 다양한 연구개발 자료들을 통해 확대보급을 위한 DB 구축과 토종벼 재배 매뉴얼, 도감 제작에 정보제공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를 비롯한 다른 산업과 협업을 통해 융·복합 산업으로서 확장하고 토종벼의 유지와 보완에도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

▲ 이근이 우보농장 대표.

모처럼 맞이한 황금연휴. 산으로, 바다로 떠난 여행지에는 행락객들로 발 디딜 틈 없다.

지난 4일 산도 바다도 아닌 논을 찾은 이들이 있었다. 양평 청운면 가현리 일대에는 때아닌(?) 손 모내기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우리 토종벼의 가치를 알리고 무너져가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양평군과 우보농장 이근이(55) 대표가 마련한 행사였다.

직접 우리 토종벼를 모내기하면서 토종벼의 가치를 알고 서로 간의 협동심을 일깨워 보자는 취지가 담겼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토종벼를 알리는 취지가 제일 컸습니다. 그러기 위해 직접 재배해보고 농부가 돼 보는 것만큼 좋은 홍보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었죠. 예전만 해도 품앗이를 하면서 우리 지역 우리 마을 고유의 공동체문화가 있었는데 점차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모내기를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잊고 지냈던 우리의 마을 공동체를 다시 한 번 일으켜보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그는 10년째 양평에서 토종벼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양평군농업기술센터와 협업해 토종벼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사라져 간 토종벼 복원을 연구·개발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 대표의 논은 16.5㎡(5평) 남짓 토종 볍씨 30종을 심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1만3223㎡(4000평)까지 늘어났다. 10년간 250여종의 볍씨 채종에 성공했고 그중 우수한 품종을 양평군 15개 농가에 보급했다.

“지금은 외래품종에 밀려 사라져 버렸지만, 우리 토종 볍씨가 예전에는 마을마다 각기 다른 품종이 있을 만큼 다양했었습니다. 일본 쌀이 차지해버린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농경문화가 근간이 됐던 이전의 토종벼의 영화를 되찾고자 토종볍씨 연구에 뛰어들게 됐죠.”

이 대표의 끈질긴 연구와 남다른 자부심으로 발굴해 낸 우리 쌀은 지난 2019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 만찬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독도새우와 함께 평안남도 북흑조, 함경북도 흑갱, 김포 자광도, 충북 흑미 등 4가지 토종쌀로 지은 밥이 만찬에 오르면서 '우리는 한민족이고 다 같은 쌀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이토록 토종벼 사랑이 남다른 이 대표에게 양평은 최적의 공간이다. 그야말로 물 맑은 양평과 토종벼가 만나 최고의 쌀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에는 무엇보다 물이 제일 중요한 법이지요. 양평지역은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공해가 적고 물이 깨끗합니다. 비록 생산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비료를 쓰지 않아 건강하고 맛좋은 쌀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큼은 우리 양평 쌀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米지의 세계] 우리가 매일 먹는 쌀, 무엇으로 이뤄져 있을까

백미(전분층)영양분 5% 함유

쌀눈(배아) 영양분 66%함유(비타민, 미네랄, 리놀레산 등)

쌀겨(호분층) 영양분 29% 함유(섬유질, 식물성 지방 풍부)

과피(외강층)

왕겨 쌀눈과 쌀겨는 쌀 특유의 구수한 향기와 특유의 단맛을 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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