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청과 1.5㎞ 거리
속초, 도심 1㎞ 이내 접근성 우수
내부 진행 관광프로그램 적극적

인천서 배 세우고 서울 관광즐겨
송도 이전 뒤 원도심은 멀어져
15분내 이동서 1시간까지 걸려
인천대교로 수도권 이동은 수월

중국인 해외 관광객을 뜻하는 '유커(游客)'가 우리 기억 속에서 흐려진 건 꼭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판매업체 직원 4500여명이 단체로 인천 월미도에서 치맥 파티를 벌여 화제가 됐었던 지난 2016년에서 1년 뒤인 2017년 벌어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사태로 유커들 국내 발길은 코로나19 전부터 뚝 끊겼다.

▲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외관./인천일보DB
▲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외관./인천일보DB

국내 최대 규모 크루즈 부두 시설을 갖춘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송도국제도시에 2019년 4월 문을 열고서도 그해 인천 크루즈 관광객이 1만2341명으로, 2017년 2만9906명과 비교해 반토막이 난 배경이다.

부산과 제주, 속초, 여수도 마찬가지로 사드 직격탄을 맞았지만 원도심 중심으로 풍부한 관광자원을 앞세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크루즈 관광객을 소폭 회복했다. 중국 대신 일본, 대만 등에서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한 결과다.

▶관련기사: [재개 앞둔 크루즈] 송도에서 인천 무게감 찾기-(상) 풍부한 원도심, '관광자원·지리적 강점' 살리자

코로나19로 전 세계 크루즈 운항이 중단되던 시기에도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은 다른 방향으로 쓸모가 있었다. 부산 영도구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을 백신접종센터로 활용해 왔다. 2006년 영도구청과 직선거리로 1.5㎞ 거리에 크루즈터미널이 건설되면서 도심 접근성을 갖춘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19 전까지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등 글로벌 선사 4곳에서 진행하는 기항지 관광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부산에선 모두 39개가 운영됐다. 근처 경주를 제외하면 모두 부산 내부에서 진행되는 관광프로그램이다. 터미널 바로 옆 태종대나 해동용궁사,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등 부산 원도심이 지닌 관광 인프라를 적극 소비하고 있다.

2017년 지어진 속초국제크루즈터미널은 반경 1km 내에 속초시청,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속초항 등 지역 행정과 교통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도심 접근성 때문에 아바이순대타운과 영랑호 등 원도심이 지닌 관광 가치와 자연스럽게 연계가 가능했다.

▲ 지난 2019년 4월26일 열린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개장식에서 '코스타세레나호'가 출항 준비를 하는 모습. /인천일보 DB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 속초 원도심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인천에선 배만 세우고 서울과 경기로 넘어가 육지 관광을 이어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나마 월미도,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정도가 인천 관광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내항에서 송도국제도시 끝 9공구 신항으로 이전하면서 원도심 관광자원과는 거리를 두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이 육지에 체류하는 시간은 길어야 7~8시간 이내다. 차로 왕복 10~15분이면 원도심 주요 관광지까지 닿던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상황이 이젠 1시간으로 늘어난 셈이다. 인천 내 독립적인 기항 관광프로그램이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조성된 이런 환경 변화는 올해 크루즈 재개를 앞두고 지역 관광 상품을 확보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는 관측들이 많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과거 인천에 크루즈터미널 시설 자체가 없어서 여행객들이 다른 신항이라든지 화물부두를 이용했어야 했다. 그 당시 여객이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후 여객 증가할 것을 고려해 더 큰 신규 터미널을 건설했다”며 “송도에 위치한 신항을 발달시키기 위해 크루즈 신설 부지로 송도를 택했다. 교통적인 측면에서 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가기 수월한 측면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이나라 수습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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