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누수 줄줄…환수는 찔끔
성실한 가입자 보험료 인상 초래

2018년 기준 '민영보험 사기 규모'
6조1512억 추정…국민 1인당 12만원
5년간 환수율 손보 15.2% 생보 17%

보험사기 대응 인프라 정비 등 제기
효율적인 환수절차 제도 필요성도

보험사기는 단순한 경제 범죄를 넘어서 일상생활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떠오른 지 오래다.

여기에 더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보험료 인상 등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기 대응 인프라를 정비하고 새로운 유형의 보험사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보험연구원과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2020년 공개한 '공·사 보험 재정 누수 규모 산출 및 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민영 보험의 보험사기 규모는 6조151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체국·수협·신협 등 유사 보험의 보험사기 규모(3484억원)를 포함한 수치다.

당시 우리나라 인구수 5159만명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약 12만원의 보험금 누수가 생긴 것이다.

결국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사 경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사기 적발 액수에 비해 환수율이 저조한 것도 문제다.

국민의힘 강민국 국회의원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험 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45만1707명이며 액수는 총 4조251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보험사기액 환수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5년간 적발된 보험사기액 3조8931억원 중 환수액은 1267억원으로 환수율이 15.2%에 불과했다.

생명보험 또한 보험사기로 적발된 3583억원 중 환수액은 319억원으로 환수율이 17%에 머물렀다.

보험금 환수는 최종 사법 조치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뤄지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이 기간에 지급된 보험금을 써버리는 경우가 많아 환수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민국 의원은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성실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한다”며 “금융당국은 보험사기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보험사기 대응 인프라를 정비하고 새로운 유형의 보험사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어도 보험사기 관련 형사 재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선고되면 보험금 환수 절차가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감원은 2009년 6월부터 자동차 보험 과납 보험료 환급 서비스를 도입해 보험사기 피해자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보험개발원과 보험사들의 전산망을 통해 피해자에게 할증료를 돌려주고 있다.

2006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자동차 보험사기로 보험료를 더 낸 피해자는 7280명이며, 이 가운데 7072명이 더 낸 보험료 29억4900만원을 돌려받았다. 1인당 42만원 정도다.

보험개발원의 과납 보험료 통합조회서비스(http://aipis.kidi.or.kr)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http://fine.fss.or.kr)에서 '잠자는 내 돈 찾기'를 통해 환급 대상 여부를 알 수 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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