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이자 윤 정부 국정과제
사업 추진동력 받을 수 있는 상황

예타지침 변경·국유재산 처분 등
기재부 관할…공감대 형성 필요

인천에서 경인선 지하화가 처음 거론된 건 2004년.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이 개발되면서 신‧구도심 격차가 심화될 거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지역균형발전전략으로 ‘1거점(내항) 2축(경인고속도로, 경인전철)’이 제시됐다.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이웃 지자체였다. 부천시가 ‘경인선 지하화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용역’(2016)을 진행한 것. 총 사업비 약 7조 원에 비용대 편익(B/C)이 0.53~0.86으로 나왔다.

2020년 문재인 정부도 용역을 시작했으나 ‘깜깜이’ 상황이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 내부에서 검토만 하던 이 사업을 시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 중심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이 있다.

 

▲ 힘든 사업으로 보이는데 왜 추진해야 하나.

굳이 인천 원도심 발전이란 당위론을 거론하지 않겠다. 언제까지 ‘기차길옆 오막살이’를 해야 하는가. 이 사업은 여야 대선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으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됐다. 그만큼 추진 동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란 말이다. B/C가 0.43에 불과한 데다 여러 난제가 있다는 이유로 미뤄서는 안 된다.

지금은 경인선의 기능을 재검토해야 한다. 인천엔 GTX-B, D노선을 비롯해 제2경인선, 서울7호선·서울2호선(홍대원종선) 청라 연장, 서울5호선 검단 연장 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GTX-B는 부평역에서 서울역까지 경인선과 유사 노선이다. 경인선 철도 수요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2030년이면 민자역사(부평역, 부천역)의 점용허가가 만료된다. 경인선의 역할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지하화를 통해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 원인자 부담 원칙은 어떻게 알게 됐나.

제가 인천시 부시장을 하지 않았나?(웃음)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의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2조’에 따라 지하화 사업은 지자체 예산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지자체 부담 사업을 대선 공약이라 할 수 있겠는가.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토부에 촉구했다. 필요하다면 ‘경인선 지하화 특별법’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해 재정을 투입하고, 지자체는 행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인천시도 관련 부서를 조직하는 등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 도로와 철도 등 교통시설 지하화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준비가 잘 된 지자체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 과제는.

국토교통부보다 기획재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 같다. 예타 지침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재부 업무다. 상부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국유재산 처분도 기재부 관할이다. 기재부에 지하화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유럽의 경우 상부공간 활용 편익, 지역단절비용 저감 편익, 생태계 피해비용 저감 편익 등 국내 예타 편익체계에 없는 항목을 반영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 등 철도 주변과 연계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상부부지 개발수익 환원, 민자유치 등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민자유치를 할 경우 약 4조 원의 재정을 투입하면 경인선 지하화가 가능할 거란 전문가 의견도 제시됐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