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석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 김광석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부평공장이 또 시끄럽다. 말리부와 트랙스 등을 생산하고 있는 부평2공장은 해당 차종 단종 절차를 밟으며 생산 계획이 오는 11월 이후 전무한 상태다. 노조는 부평2공장에 전기차 생산 유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GM은 전기차 생산계획은 없으며 투자 중인 신차에 집중하고 수입전기차 판매를 확대한다고 한다. 만일 부평2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된다면 간접고용 노동자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2차 피해는 일파만파 커지게 된다. 현재 협력사를 포함한 한국GM의 취업자 수가 약 3만4000여명이며 인천 전체 수출액의 12%인 5조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평은 과거 2019년에도 임금·단체협상 체결을 두고 파업을 계속했다. 한국GM은 2018년 5월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지원해 살린 회사다. 그런 한국GM은 아직도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뺏지 못하는 자동차를 가지고 과거와 같은 생산전략과 방법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차량 판매실적이 부진하면 그 이유를 내세워 생산중단과 구조조정하겠다고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300만대를 돌파했다. 중국이 175만대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현대차그룹이 16만대로 글로벌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은 친환경차 생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여 2030년에는 전체 전기차의 80%에 탑재할 계획이다. 포드도 SK와 배터리 합작으로 전기차 개발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할 신차의 50%를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GM은 이미 전기차 볼트EV를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출시 당시부터 LG에너지 솔루션과 배터리 공급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테슬라를 앞설 수 있는 정답이 한국에 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자국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에 맞지 않는 전략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차의 핵심 배터리에 대한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배터리 세계 1위 기업 LG화학을 비롯하여 세계 4위 삼성SDI, 세계 6위 SK이노베이션 등 우수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메이커들이 있어 협업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은 현지 브랜드 가치도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그 결과 미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그리고 미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줄 수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와 협업할 경우 궁극적으로 부평GM 공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전기차 수출까지 증대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기아의 전기자동차 EV6가 2022년 유럽 올해의 차로 뽑혔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로는 역대 첫 수상을 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35만대 수준인 국내 전기차 생산 역량을 2030년까지 4배로 늘려 한국을 전기차 생산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국내 누적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섰다. 시장성도 있고 기술경쟁력도 있어 전기차 생산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노조들도 이런 여러 가지 환경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자동차시장의 추세는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내연기관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탄소 국경세가 2026년에 전면 도입되는 것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

GM과 LG는 이미 협업하고 있고 배터리 인프라 여건이 좋은 한국에서 부평GM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변환하는데 어렵지 않다고 본다. 강조하건데 GM수뇌부는 한국에서 경쟁력에 밀린 내연기관차 미련은 버리고 노조의 건의도 받아들여 회사 안정도 취하고 중국과 일본의 친환경차 시장을 겨냥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세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는 기회를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석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