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는 말과 행동이 신중해야
▲ 重(중)은 사람(人)이 소중한 물건이 담긴 보따리(東)를 짊어진 모습이다.  / 그림=소헌
▲ 重(중)은 사람(人)이 소중한 물건이 담긴 보따리(東)를 짊어진 모습이다. / 그림=소헌

때는 조선말기. 강화에 유배되었다가 돌아온 철종이 어린 나이로 즉위했다(1849). 하지만 임금 노릇을 못하고 외척들은 제멋대로 삼정(三政.전정·군정·환곡) 문란을 일으켜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었다. 함경도 함흥, 전라도 전주, 경상도 진주 등지에서 큰 민란民亂이 일어났으니, 이는 지역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한 자발적인 민중운동이었다.

전라도 나주에서는 '조 대감'의 땅을 밟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의 서자인 조선 최고의 무관인 조윤(강동원 扮)은 더 악랄한 방법으로 백성의 재물을 수탈한다. 백정 돌무치(하정우 扮)가 조윤의 살인청탁을 거절하자 그들로 인해 가족이 몰살당한다. 그는 지리산 일대를 은거지로 활약하는 '추설'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도치'로 이름을 바꾸고 쌍작두 무술을 연마한다. 수년 뒤 조윤의 악행이 극에 달하자 추설은 조윤을 벌하기로 한다. 조윤은 토포사(도둑 잡는 벼슬아치)를 매수하여 관군과 함께 추설의 근거지로 쳐들어간다. 도치는 조윤을 대나무숲으로 유인하여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얼마 후 조윤은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던 이름 없는 백성(김성균 扮)의 창에 몸이 꿰뚫려 죽게 된다. 추설 무리는 또 다른 탐관오리와 악덕 지주를 응징하기 위해 말을 타고 가는데, 막을 내린다. -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요약.

重(중)은 무거운 것 德(덕)은 행하는 것이다. 도덕경 제26장 重德(중덕-무겁고 신중한 행동)에서는 위정자가 갖추어야 할 신중한 성품과 덕성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몸을 다스리는데 정중靜重해야 함을 강조한다. 어떤 이는 '초목의 꽃은 가벼워 영락해 떨어진다. 하지만 뿌리는 무거워 언제까지나 있다'고 비유하기도 하였다. 道는 무겁고 고요하다.

무거움은 가벼운 것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은 급하고 시끄러운 것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렇기에 도를 터득한 성인은 하루 종일 길을 가더라도 소박하고 수수한 양식을 실은 수레 곁을 벗어나지 않으며, 비록 부귀영화가 눈앞에 보이더라도 예사롭게 여겨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러한데 어찌 일만 대 전차를 가진 큰 나라의 임금이 자신을 천하에 그 몸을 가벼이 굴릴 수가 있겠는가? 말이나 행동이 가볍고 조심성이 없으면 근본을 잃고, 참을성 없이 급하게 행동하면 그 자리를 잃을 것이다.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 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奈何萬乘之主 而以身經天下? 經則失根 躁則失君. 「道德經」 第26章-重德)

 

重 중 [무겁다 / 소중하다]

①重(중)은 人(인)과 東(동)이 합쳐진 글자다. 생소하겠지만 東(동)은 보따리 안에 씨앗 등 소중한 물건을 담아(田) 묶은(束속) 것이다. ②짐을 멘 상인이 천(千) 리 마을(里)을 다니며 무거운(重) 물건을 파는 모습을 연상하자.

尹 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 만에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게 나오고 있다. 흥미롭게도 대표적인 보수신문들조차 일제히 대통령의 행보에 우려하고 있다. 한 칼럼에서는 '고물가·고유가·고환율 국민의 비명을 들었어도 모를 것'이라며, 어떤 대통령에게도 나오지 않았던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는다'는 응답이 두 번째로 꼽힌 점을 들었다. 최악의 경우 대통령 탄핵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야당에서도 국정을 좀먹는 비선정치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모든 원인은 '가볍고 시끄러운 발걸음'에서 나온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lt;수필처럼 한자&gt;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