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MV, 중구 을왕산 배경
도깨비 등 작품 줄잇는 개항장

강화 교동초교·월미문화 거리
월드클래스 '오징어게임' 단골

넷플 D.P 인천역 플랫폼 등
OTT속 인천 찾는 재미 쏠쏠
▲ 인천 중구 '자유공원' 모습./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 인천 중구 '개항장 거리' 모습./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영화, 드라마 혹은 광고 속에서 내가 아는 익숙한 공간이 등장했을 때의 반가움이란. 그 사소한 반가움은 종종 즐거움이 된다.

인천이 콘텐츠 촬영 장소로 부각되면서 우리는 영화를 넘어 드라마, 광고, 숏폼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속에서 인천의 원도심부터 신도시 곳곳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장면들 속에서 마주치는 인천의 구석구석들도 반갑지만, '알고 보면' 그 반가움은 더욱 커진다. 콘텐츠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그 속의 인천들을 만나본다.

 

▲ 방탄소년단(BTS) '퍼미션 투 댄스(Pemission to Dance)' 뮤직비디오 속 장면. /사진제공=SG산업개발

▲한류 콘텐츠 인큐베이터…BTS, 헤이마마 MV 속 그곳?

지난해 7월 그룹 방탄소년단(BTS)는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mission to Dance)'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드넓은 모래벌판, 곳곳에 솟은 모래 언덕 등이 마치 미국 서부 사막을 연상케 하는 곳에서 “춤에 홀린 것처럼 즐기자(And roll in like we're dancing fools)”고 노래하며 수화 섞인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은 전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노래는 단숨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뮤직비디오는 공개한 지 3일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1억뷰를 넘기기도 했다. 한국 가수 최다 기록이었다.

이국적인 분위기 탓에 해외 촬영지인가 싶지만 사실 이곳은 인천 중구 을왕산 일대다. 평소에는 황무지 같은 모습으로 그 존재감을 숨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국내 대표 콘텐츠의 촬영지로 활용되는 한류 콘텐츠의 탄생지다.

이곳 을왕산 일대는 BTS 외에도 있지(ITZY), (여자)아이들 등 여러 한류 스타들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많은 이들을 춤의 매력에 빠뜨린 엠넷(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그중에서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헤이 마마(Hey Mama)'의 댄스 비디오의 배경 역시 이곳 을왕산 일대였다.

뮤직비디오 외에도 꾸준히 드라마, 영화, 예능, OTT 콘텐츠 등의 촬영이 이어지며 국내 콘텐츠 요람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한편 이곳 을왕동 산 77-4번지 일원 부지는 현재 K-콘텐츠와 한류 등을 테마로 한 글로벌 영상 문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아이퍼스 힐(IFUS HILL)'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은 대규모 스튜디오, 영상 편집 작업실, 영상 테마파크 등을 유치해 국내 영상산업을 집적화, 발전시키고 영상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메인 포스터 (가로 아트). /사진제공=넷플릭스

▲OTT 전성기 견인한다…플랫폼 넘나드는 활약상 '눈길'

넷플릭스 시청시간, 시청 가구 수 1위, 지난해 한바탕 전 세계를 뒤흔들고 시상식을 휩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기록 행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월12일 개최되는 미국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 주관의 에미상에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최초로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는 스토리는 세계의 눈을 사로잡았고 시즌2 제작까지 확정 지은 상태다.

말 그대로 '월클(월드클래스)' 콘텐츠의 면모를 보여주는 오징어 게임에도 인천이 등장한다는 사실. 그것도 드라마 곳곳에서다.

드라마 오프닝에서 주인공인 기훈(이정재)이 어린 시절 상우(박해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오징어 게임을 하던 곳은 강화군의 교동초등학교다. 드라마 속 조폭이자 인상적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덕수(허성태)가 2화에서 조직원을 만나는 놀이공원의 배경은 마이랜드 월미문화의 거리다. 또 오징어 게임이 펼쳐지는 섬의 전경을 조망할 때 등장하는 섬은 옹진군 선갑도다.

오징어 게임뿐만이 아니다. TV는 옛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전성시대가 열린 지금, 인천의 다양한 장소가 OTT 콘텐츠 촬영지로 활용되고 있다.

육군 헌병 군무이탈체포조(DP)를 소재로 한 웹툰원작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에도 중구 인천역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시즌1 2화에서 주인공인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두 번째 탈영병을 잡아 오라는 지시를 받게 되는데, 이때 탈영병 최준목(김동영)이 인천역 플랫폼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는 설명과 함께 전철역 플랫폼에 선 병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공간이 바로 실제 인천역이다.

OTT 콘텐츠의 조상 격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속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장혁(장기용)과 다은(채수빈), 보영(크리스탈) 세 사람이 그리는 새콤달콤한 현실 로맨스를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새콤달콤' 속 연수구 스타트업파크 등 OTT 콘텐츠 속 숨은 인천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 인천 중구 '인천아트플랫폼' 전경./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시간 멈춘 듯, 옛 느낌 담은 곳…드라마, 광고에 '쏙'

인천에는 '시간'을 품은 장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중구 개항장 거리 일대를 꼽을 수 있다. 바다를 등지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개항장 거리는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 광고 등의 인기 촬영지다.

시간이 지나도 겨울이면 떠오르는 티비엔(tvN) 드라마 '도깨비'.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불멸의 존재, 도깨비 김신(공유)과 그를 향해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라고 직구를 던졌던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그 둘도 개항장 곳곳을 다녀갔다.

극 중 유신우(김성겸) 회장의 집으로 등장하는 계단 옆 고즈넉한 건물의 현관은 '제물포구락부'의 정문이다. 제물포구락부는 옛날 외국인들을 위한 사교 클럽으로 만들어져 인천시립박물관, 자료실 등으로 활용되어온 공간으로, 현재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전시, 토론,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또 제물포구락부 위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나타나는 국내 최초의 서구식 공원 '자유공원', 개항기 근대 건축물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도 도깨비 속 장면에 담긴 공간들이다. 이 외에도 영화 '정직한 후보', MBC 드라마 '이몽' , tvN 드라마 '악의 꽃' 등 개항장 일대와 차이나타운 등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양하다.

드라마뿐일까. 개항장 거리는 광고 촬영지로도 인기 만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로 시작하는 경쾌한 CM송과 함께 재치있게 춤을 추는 방송인 전현무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은 동아오츠카 비타민 음료 오로나민씨(C)의 광고 역시 인천아트플랫폼을 배경으로 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