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자리 없는 철도산업위원회…'마이웨이' 철도 노선 꿈꾸나


연내 시행 국토부 입법예고안
건설 비용 부담은 함께 하는데
중앙정부 측 위원만 심의 참여

GTX-F '일방통행'식 지정 우려
전문가 “독소 조항…문제 될 것”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신규 광역 철도를 지정하는 심의단계부터 배제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다.

국토교통부가 '대도시권 광역교통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광역 철도 지정 권한을 기존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광역교통위원회에서 중앙부처 등으로 이뤄진 철도산업위원회로 바꾸는 조항이 포함된 탓이다.

지방정부의 권한은 줄면서도 의무만 생기는 점, 자치분권 실현과 지역적 특성에 맞는 광역교통망 구축이라는 국정 방향에 배치되는 점에서 '독소조항'인 셈이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4일 광역 철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사전에 협의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등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현재 광역 철도 지정은 광역교통법에 따라 국토부, 관계 중앙부처, 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광역교통위원회가 심의해 결정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근거한 철도산업위원회가 광역 철도 지정을 심의한다. 철산위는 국토부 장관, 관계부처 차관 등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지방정부 측 위원이 없다. 광역 철도 건설 비용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나눠 부담하는데도 노선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 중앙정부의 안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사실상 지방정부의 권한은 없는데 의무만 생기는 '독소조항'이다. 지방정부 의견이 빠질 가능성이 높아 자치분권 실현을 내세운 국정 방향과도 배치된다.

당장 도와 이견을 보이는 GTX-F 노선의 경우 정부의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다.

국토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으로 이어지는 '순환형'을 구상 중인 반면 도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공약에 따라 파주~위례~여주로 이어지는 '직선형'을 고려 중이다. 철산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도가 국토부에 자체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 아닌 탓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도 관계자는 “예산을 내야 하는 지자체의 의견이 빠진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비용만 부담하라는 꼴”이라며 “게다가 법 취지상 광역 철도 지정은 광역교통법을 근거로 하는데 갑자기 철도산업법을 따르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 역시 해당 조항이 독소조항이라며 비판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철산위를 거쳐 광역 철도를 지정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광역 철도를 지정하겠다는 근거로 비칠 수 있다”며 “광역 철도 지정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한 개정안에 해당 조항이 생뚱맞게 들어갔다. 분명한 독소 조항으로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철산위를 통해 광역 철도를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지자체와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며 “다만 입법예고 기간에 관련 얘기가 나와 검토 후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월 철산위 관련 조항 신설과 함께 광역 철도 지정 기준에 대도시권 권역별 중심지 반경 40㎞ 이내 제한 조항을 삭제하겠다는 등 대도시권 광역교통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국토부는 지난 2일 입법 예고를 마쳐 법제처 심사 등 절차를 끝내고 올해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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