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기종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정치학박사.<br>
▲ 윤기종 전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정치학박사.

지난 6월 29~30일 양일 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는 30개 회원국 외에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미 동맹국들을 초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다자외교무대로 나토(NATO)정상회의 참석을 선택했지만 이는 지금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질서를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나토는 새로 채택한 '나토 2022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에서 그동안 '전략적 동반자'로 정의했던 러시아를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most significant and direct threat)'으로 새롭게 규정하였고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확인함으로서 중국의 확장에 나토 차원의 대응을 공식화했다.

나토 정상회의 전후 한국이 폴란드나 캐나다 등을 통한 '헐값 수출'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우회 지원할 것이란 내외신 보도가 잇따른다. 실제로 폴란드는 한국무기 구매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K2 전차, FA-50 경항공기, K9 자주포, 개인용화기, 포탄 등 계약이 이루어지면 최대 20조원이 넘는 큰 금액이다.

그동안 정부는 우크라이나에는 인도적 물자의 지원만 고려하고 있다고 했지만 최근 보도는 일부 전투 장비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산수출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희망 섞인 의견도 있다. 소탐대실이다. 매우 위험천만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엄청난 불똥이 튈 수도 있는 일이다.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살상무기 지원과 판매는 전쟁 당사국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하늘과 땅 차이이다. 왜 우리가 먼저 러시아를 '적'으로 삼는 모양새를 취하는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제안보 동맹이다. 한국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동맹의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의 일환으로 IPEF에 참여하여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IPEF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것으로 기후환경, 디지털, 노동 등의 분야에서 새 국제규범을 마련하고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반중국 연합전선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의 IPEF 가입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IPEF 참여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고, 경고한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박진 외교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글로벌 산업체인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PEF가 중국을 향한 압박수단이며, 한국이 여기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경제적 이해뿐만 아니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나라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매년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고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감내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에게 의지하는 품목 중에 50% 이상의 의존율을 보이는 품목이 1053개, 75% 이상의 의존율을 보이는 품목이 500개가 넘는다. 한국이 중국과 결별하고 살 수 있을까? 과연 중국, 러시아를 배척한 한·미·일 일방적 관계로 우리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외교에서 실패한 국가는 언제든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한반도는 여전히 한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의 충돌지점이고 갈등 악화 1순위 지역이다. 한반도를 평화롭게 잘 관리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부는 그릇된 친미·친일 일방외교로 외교뿐만 아니라 평화, 안보, 경제를 해치고 있다.

/윤기종 전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정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