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국민주거안정 실현방안]

최근 폭우피해…개선방안 시급
재해취약 주택 실태 조사키로
인천 지하 거주 약 2만5000가구
지상 - 지하 평균 월세 10만원 차

서울·경기, 정부와 정책 호흡
인천, 전수조사 계획도 없어
시 “반지하 거주 사정 있을 것 …
섣불리 접근하기 다소 어려워”
▲ 16일 오후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반지하 가구들에 문이 굳게 닫혀있다. 정부는 이날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 사태가 발생한 반지하 등 재해 취약주택과 거주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내용을 포함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정부의 8·16 부동산대책에선 재해취약주택 문제도 다루고 있다. 최근 폭우로 피해를 입은 반지하와 고시원 등을 놓고 연말까지 종합적인 해소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9월부터 관계부처·지자체와 협력해 해결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과 재해취약주택 및 거주자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래 가뭄 속에 고가 아파트가 몰린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 아파트값도 하락 전환되는 등 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전세 시장도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약 2년 6개월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떨어지며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커졌다. 이번주 서울 25개 구 가운데 중랑구(0.01%)를 제외한 24개 구의 아파트값이 하락 내지 보합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관련 사진. (위 사진은 아래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빌라 지하층 평균 월세 31만원. 10만원의 무게감

국토부의 재해취약주택 개선방안에는 '지자체와 합동 실태조사', '비정상거처 거주자에 대한 공공임대 우선공급 물량 확대'(연 6000호→1만호 이상), '재해취약주택 밀집지역 정비구역 지정 요건 완화 및 용적률 상향' 등이 담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반지하 등 재해취약 주택에 대한 인허가 제한 강화 여부는 주거복지망 확대 여력, 주거취약계층 수요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세입자 및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한 후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신고된 인천 소형(전용 60m² 이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월세 거래를 분석했더니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지하층 평균 월세는 31만원이었다. 전체 빌라 평균 월세가 41만원이니까 보통 지하층, 지상층 금액 차이가 월 10만원 정도 나는 셈이다.

주택시장 매매, 전세 가격이 급등하며 환경이 열악한 반지하·지하 주택마저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거래된 인천 소형 빌라 지하층의 평균 전셋값은 5022만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4569만원보다 10% 가까이 치솟았다.

인천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자 아파트에서 밀려난 이들이 빌라 등으로 이주하며 반지하·지하 주택까지 영향을 준 걸로 풀이된다.

 

▲ 지난 8일 인천시 부평구 한 빌라에서 반지하 방이 폭우로 물에 잠겼다./사진제공=연합뉴스
▲ 지난 8일 인천시 부평구 한 빌라에서 반지하 방이 폭우로 물에 잠겼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와 반지하 정책 발맞추는 서울, 경기. 인천은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워”

얼마 전 중부 지방에 이어진 폭우로 서울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일가족이 목숨을 잃은 사고는 2017년 여름 폭우 때 인천에서도 비슷하게 있었다. 그해 7월23일 집중호우로 인천 남동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치매를 앓던 90대 노인이 숨진 일이다.

간석역 일대 반지하에서 거주하는 이모씨는(50) “지난 폭우 때 차단기가 내려가 방에서 나왔더니 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순식간에 발목까지 차올랐다”며 “지난 2017년에는 침수돼서 남편이 피부병에 걸렸다. 그 이후로는 매년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청개구리처럼 울고만 있어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통계청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보면, 인천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는 2만5000가구로 추산됐다. 이는 전국에 거주하는 가구 가운데 20% 표본을 추출해 방문면접 방식의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니까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해 취약 환경에다 세 부담까지 늘어나는 반지하를 놓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정부와 정책 호흡 맞추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국토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과 관련해 재해취약주택 해소를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 신축도 최대한 억제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 일가족 참사로 경기도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기도는 여기에 더해 풍수해 종합대책과 행동조치 매뉴얼에 반지하 주거시설 침수 방지대책을 추가해 관련 부서와 시·군이 예방·대응·대책·복구 각 단계마다 중점 관리되도록 매뉴얼을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 경기와 마찬가지로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인천이지만 반지하 정책 적극성은 서울과 경기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서 추진 예정인 반지하 이주 지원, 일몰제 등의 정책에 대해 들었다. 인천시에서는 이같은 정책 추진이나 전수조사 계획이 없다”면서 “경제적인 이유 등 반지하를 택하신 분들의 사정이 있지 않겠냐. 섣불리 접근해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곽안나기자·변성원 수습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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