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전 KBO 야구발전위원.<br>
▲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전 KBO 야구발전위원.

프로야구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그중 하나가 홈팀과 원정팀의 유니폼 구분이다. 홈팀은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또 하나는 더그아웃(dugout)의 위치다.

더그아웃이란 야구장의 선수 대기석이다. 일반적으로 홈팀은 1루 쪽, 원정팀은 3루 쪽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야구장의 외야가 남향이기 때문이다. 포수가 남쪽을 바라보면, 홈팀 더그아웃은 햇빛을 등진다. 이 경우 낮 경기에서 홈팀이 유리하다. 반면 원정팀 더그아웃은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다. 원정팀에는 빛으로 빚을 지는 모양새다. 약간 과장하면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를 연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야구장의 외야가 북향이면 상황은 달라진다. 햇빛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팀과 원정팀의 더그아웃 위치가 바뀐다. 이때 홈팀은 3루 쪽을 사용한다. 나머지 1루 쪽은 원정팀이 사용한다.

현재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와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이하 챔피언스 필드)가 이런 구조이다.

야구장이 빛으로 상대에게 빚을 지는 것은 주간 경기만이 아니다. 챔피언스 필드는 야간에도 빛으로 빚을 지고 있다. 2014년 완공 이후 '빛 공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다. 물론 이 지역이 '빛고을'(광주)이어서는 아닐 터이다. 야간 경기의 조명 때문이었다. 경기장 주변 아파트에서는 민원이 빗발쳤다.

챔피언스 필드의 전신은 광주 무등경기장이었다. 1965년 신축 당시 무등경기장 주변에는 주거시설이 많지 않았다.

어느 도시든 종합경기장은 도시의 외곽에 건설한다. 도심 한복판에 건설할 이유도, 토지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도시는 확장한다. 시간의 힘은 종합경기장의 위치를 바꿔놓는다. 어느 순간 종합경기장은 외곽이 아닌 도심에 가까이 있다.

챔피언스 필드와 kt 위즈 파크가 그런 사례이다. 현재 이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들이 즐비하다. 프로야구 경기 중 80% 이상은 야간경기다. 야간경기 때, 주민들은 빛 공해, 소음 공해, 주차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물론 밤 10시 이후 야구장의 스피커 응원은 전면 중지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뭔가 심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재원 마련 방법으로 '죄악세(Sin Tax)'를 활용할 수 있다. 죄악세는 술, 담배, 도박, 경마 등과 같은 사회의 필요악(必要惡)에 부과한다. 주로 중독성이 강한 재화에 부과한다.

동시에 조세저항이 작은 세금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가장 쉽게 조세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걷은 세금 중 일부는 관련 특수 사업에 사용한다. 관련 특수 사업이란 필요악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사용한다는 의미다. 도박으로 걷힌 세금 일부는 도박 치료에 사용한다. 주세의 일부는 알코올 중독자의 치료에 사용한다.

같은 맥락에서 스포츠토토 수익금의 일부를 빛 공해 방지 비용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프로야구 야간 경기는 스포츠토토 수익금 창출에 이바지했다. 그 규모는 계산하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수익금 일부를 피해 주민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온당하다. 이에 대한 논리적 모순점은 없어 보인다.

/조용준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전 KBO 야구발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