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원일 전국대학동문회발전협의회 회장.
▲ 한원일 전국대학동문회발전협의회 회장.

멈추지 않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게 되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

가끔 고속도로나 일반도로에서 역주행하다가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원인은 운전자의 음주나 약물 복용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가끔 반사회적인 행동의 극단적인 표출인 경우도 있었다.

역주행은 글자 그대로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고속도로와 일방통행 등의 도로뿐만 아니라 진행 방향이 정해진 주차장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절대 범해서는 안될 범법 행위이다.

그런데 문화계에서 '역주행'이란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 인기를 얻는 '차트 역주행'을 뜻한다. 연주가뿐 아니라 작곡가나 명곡도 종종 역주행을 경험한다.

저 유명한 작곡가 말러는 1960년 그의 탄생 100주년과 이듬해 서거 50주년 기념 행사가 이어지면서, 자신의 교향곡 2번의 제목처럼 '부활'하기 시작했다. 그는 1897∼1907년 당시 세계 음악계 정상의 자리였던 빈 궁정 오페라 감독을 지냈지만, 본인이 작곡한 교향곡들은 이해하기 힘든 난곡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현대판 도량형의 통일이라 할 수 있는 ESG의 경우도 자본주의 기업의 역주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 지표가 유망한 투자 대상을 선별할 때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투자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즉 탄소 감축과 위험 특이 기상 예측 등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그 기업의 지배구조는 건전한지 등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 권력 경쟁에서 밀려났던 총리 리커창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2020년 6월 그가 주장했던 중국 전역 노점경제 도입이다. 서열 2위 리커창 총리는 중국인 6억 명이 매달 1000위안(한화 약 17만 원)도 못 버는 빈곤에 놓여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쓰촨성 청두에서 성공한 '노점경제'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가 눈앞에 왔다고 강조하는 시 주석 앞에서 모든 지방 정부에 경제 회복을 위한 다시 '창조적 경제 정책'을 주문하며 역주행을 한 것이다.

권력 투쟁에서 밀렸다가 돌아온 리 총리가 '시진핑 신화'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랑과평화의 멤버였던 박성식, 장기호씨가 최근 '빛과소금'으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26년 만에 정규 6집을 낸 그들은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 히트곡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긴 생명력을 갖고 재조명된 비결이라 한다. 빛을 받은 잔 밑에 생긴 그림자를 보세요, 빛이나 소금은 너무 당연해 그 존재를 잊기 쉽지만 삶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대를 앞질러 가려다가 엇나간 웃픈 현실을 종종 본다. 하지만 흐르는 물은 길을 찾는다. 추진하던 일이 거의 목에 찼지만 눈앞에 있는 것만 보지 말자. 세상은 크고 넓어졌다.

/한원일 전국대학동문회발전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