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저어새 날아들고 흰발농게 고개 내미는 '이곳'

유명한 멸종위기 철새 서식지
추가 매립에 개체수 점점 줄어
준설토투기장 주변 보호 시급

마시안 해변 올 휴식년 도입과
쓰레기 저감책 장화 대여 눈길
파랑기자단

청년으로 이뤄진 파랑기자단은 두 번째 여정으로 인천 중구 영종도 일대를 찾았다.

국내에서 6번째로 큰 섬 영종도 갯벌에는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 철새들이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 인천 중구 영종 남단에 위치한 송산유수지. 영종 갯벌은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철새들의 주요 서식지이다. /사진제공=강인숙 생태교육센터 '이랑' 전문강사

▲어민들이 지키는 갯벌

첫 행선지는 갯벌과 모래 해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용유도 소재 마시안 해변이다.

지난달 17일 찾은 이곳에선 어민들이 갯벌을 지키기 위해 해양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원수(60) 어촌계장은 “마시안 해변에는 연 6만~7만명의 체험객이 방문한다”라며 “그만큼 쓰레기 문제도 심각해 어촌계원들이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시안 어촌계는 체험객들이 갯벌에 버리고 가는 양말 쓰레기가 많아지자 장화 300켤레를 구비했다고 한다. 적은 돈을 받고 장화를 임대해줘 쓰레기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또 자발적으로 '면허 어장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2017년부터 갯벌 체험장을 운영하게 된 마시안 어촌계는 총 145㏊의 7개 면허구역을 체험 장소로 제공하고 있는데, 나머지 70㏊ 규모 갯벌은 2년간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김 계장은 “올 3월부터 시작된 휴식년제는 2023년 3월까지 1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며 “이후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휴식년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청년 인천 섬·바다기자단 ‘파랑’이 지난달 17일 영종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청년 인천 섬·바다기자단 ‘파랑’이 지난달 17일 영종도를 찾았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흰발농게 최대 서식지

파랑기자단의 두 번째 행선지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이다.

투기장 내 동측 갯벌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2지구 개발 사업을 위해 매립을 추진하던 곳이었으나 2018년 흰발농게 서식지가 처음 확인되면서 개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버스에서 내린 파랑기자단은 해홍나물과 칠면초, 여러 생물들이 풍부한 영종 갯벌이 멸종위기종 새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동측 갯벌 한편에는 흰발농게와 저어새가 서식한다는 안내판만 존재할 뿐 특별한 보호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내를 맡은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준설토 투기장 주변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가 발견된 만큼 서식지 교란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서식지 관리 계획을 시급히 마련하고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안내판과 관찰대 설치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류 관찰을 위해 영종도에 모인 파랑기자단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조류 관찰을 위해 영종도에 모인 파랑기자단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망원경으로 바라본 철새 서식지

이후 파랑기자단은 영종도에서 조류 모니터링 활동을 이어온 강인숙(56) 생태교육센터 '이랑' 전문강사와 갯벌 생물 관찰에 나섰다.

쌍안경과 필드스코프(망원경)로 들여다보니 선명하게 움직이는 저어새와 새끼손톱 크기의 수많은 칠게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 강사는 다양한 멸종위기종 생물들이 갯벌을 터전으로 삼고 있지만 매립으로 인해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갯벌이 사라지면서 예전에 자주 보였던 새들이 안 보여 마음이 아플 따름”이라며 “새들이 잘 살 수 있도록 갯벌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수·윤재건·전우석·박단비 파랑기자단

 


 

[인터뷰] 강인숙 생태교육센터 강사

“갯벌 없앨수록 탄소 흡수원 잃는 것”

▲ 강인숙 강사는 영종 갯벌을 찾는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를 관찰해오고 있다./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 강인숙 강사는 영종 갯벌을 찾는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를 관찰해오고 있다./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인천 갯벌을 찾아오는 세계적 멸종위기 조류를 수년간 관찰해온 강인숙(56) 생태교육센터 '이랑' 전문강사는 올해도 영종도 갯벌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4월부터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종을 중심으로 개체수와 위치 등을 기록 중이에요.”

강인숙 강사는 전 세계에서 약 2만마리만 생존해 있는 알락꼬리마도요를 최대 1600마리까지 확인했다며, 영종도 갯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새를 관찰하며 자연스레 서식지인 갯벌 보전 활동도 이어왔어요. 하지만 갯벌이 점점 사라지면서 새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껴요.”

삶터를 잃어버린 새들을 설명하며 그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종도 갯벌이 추가로 매립된다면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은 갈 곳을 잃고 멸종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겁니다. 갯벌이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공간임을 주목해야 해요.”

강 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새와 서식지인 갯벌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활동을 시작했던 초창기에 비해 새와 갯벌에 대한 사람들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졌어요. 소중한 보물인 갯벌을 지키기 위해 개개인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서주세요.”

/임수민 파랑기자단 

 


 

[칼럼] 갯벌 없는 인천, 이름뿐인 친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인천의 해양 정책을 보고 있자면 유명 드라마 대사가 생각난다. 비단 ‘환경특별시’라는 수식어가 아니더라도 섬과 개항의 도시 인천에서 정작 바다와 갯벌을 대하는 태도는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영종도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준설토 투기장 항만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종 1지구를 ‘워터프론트’로 개발하는 것이 그 목적. 낯선 외래어까지 쓰며 이들이 제시한 영종도 갯벌의 미래 가치는 ‘친수(親水)공간’ 정도인가 보다.

영종도를 보고 있자면 이들과 바다를 맞댄 섬, 장봉도가 생각난다. ‘습지보호지역’ 장봉도의 어민들은 어획량과 금어기, 어획 구역을 정해 공동어업을 한다. 어업 중 나온 쓰레기는 물통부터 작은 비닐까지 모두 수거해 육지로 들고 오기도 한다. “우리 바다니까 나부터 지켜야 하는 거예요”라던 한 어민의 말은 섬을 대하는 주민들의 마음가짐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공간’을 대하는 두 섬의 모습이 이렇게나 다른 것은, 분명 그 공간의 의미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영종도 갯벌을 매립해서 얻는 것이 ‘워터 프톤트’라면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무수한 생명의 시체 위에 영혼 없이 세워질 건물은 정말 우리의 ‘친수공간’이 될 수 있는가. 더 이상 갯벌이 없는데, 시민이 찾을 바다가 없는데 이름뿐인 ‘친수공간’이 무슨 의미며 허울뿐인 관광지가 어떤 가치를 가진단 말인가.

영종 갯벌 매립에 대한 고민은 선(善)의 문제도, 정의(正義)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자 생의 현장에서 다른 개체와의 ‘공존’을 꾀해야 한다. 지켜보고, 성찰하며, 생각해야 한다.

영종도 동측갯벌을 매립해 영종2지구로 개발하겠다는 인천시의 계획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 방법이 정말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경어진 파랑기자단
▲경어진 파랑기자단

/경어진 파랑기자단

 


 

밀려온 해양·생활쓰레기, 수거하랴 분류하랴 '몸살'

마시안 해변 월 최대 0.4t 밀려와
'어구' '캔·플라스틱' 나눠 버려야
집하장 마련·분류체계 개선 지적

▲ 마시안 해변 일대가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 마시안 해변 일대가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생활쓰레기와 해양쓰레기가 함께 떠밀려 와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인천 중구 용유도 마시안 해변 일대. 파도에 떠밀려온 플라스틱과 캔 등 생활쓰레기는 물론 부표와 어구 등 각종 해양쓰레기가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다.

마시안 어촌계에 따르면 한 달 기준 마시안 해변에는 최대 4000㎏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김원수(60) 마시안 어촌계장은 “평일에는 5~6명, 주말에는 15명의 어촌계원이 투입돼 약 1시간30분가량 수거 활동을 펼치고 있다”라며 “하지만 쓰레기가 계속해서 밀려 들어오고 있어 상당한 고생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양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구분 짓는 수집·수거 방식도 어민들 어려움을 배로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생활쓰레기는 해양쓰레기와 다르게 분리수거 대상인데, 어민들이 수거한 해양쓰레기 더미에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버리는 생활쓰레기가 더해지면서 쓰레기 분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어촌계장은 “쓰레기 분류 체계 개선과 신속한 수거를 위한 해양쓰레기 집하장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쓰레기 집하장 확충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중구는 '클린하우스'라는 대형 분리수거함을 설치하는 등 쓰레기 수거 체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제준 파랑기자단

인천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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