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개교…특수학급 1개 등 22학급 운영
1인 1악기 예술·1종목 체육 활동…독서 교육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태장중학교는 1997년 개교해 특수학급 1학급을 포함한 22학급, 613명의 학생이 소중한 꿈을 키우며 누구도 소외 없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학교다.
태장중은 학생회 및 학급자치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 자치활동과 예술체육활동, 진로진학 체험 활동 등 특색 사업을 통해 학생의 꿈과 미래 역량을 키운다. 1인 1악기 예술활동은 물론, 1인 1종목 체육활동, 학교스포츠클럽 한마당 등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교육이 실현되는 곳이다. 또, 모두가 하나 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로 학급·학년 단위 합창제, 한마음 큰 그림 그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배려와 소통, 공감, 협력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독서 연계 교과 수업, 독서 골든벨, 우수독서기록장 대회, 독서 토론대회 등 연중 다양한 독서 논술 토론 활동을 통해 학생의 창의력을 신장하는 독서 기반 교육환경도 마련하고 있다.
매월 주제를 정해 실천하는 '미션그린' 동아리 중심의 1시간 소등 캠페인 '지구의 시간'과 멸종 위기종에 관심을 갖고 기억하는 '개구리 찾기', '게릴라 가드닝', '가치소비: 샴푸바 만들기와 커피버섯 키우기' 등 기후 위기를 포함한 환경 문제에 지속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 교육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태장중은 올해 경기대학교 소프트웨어 중심사업단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대학생 멘토가 참여한 진로 체험 활동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으며, 에듀테크와 인공지능 활용 교육을 위한 학생 개인별 크롬북, 교사별 스마트 패드지급, 미래교실 구축 등 미래 교육을 위한 교육환경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한 태장중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주체별로 학교 자치가 활성화돼 교육목표와 비전을 같이 결정하고 참여한다”며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교육공동체로서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통합교육 중점학교 운영…장애인권 감수성 향상·제도적 장벽 제거 앞장
태장중학교의 통합교육, '베프 통합교육'

태장중은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베스트 프랜드(best friend): 베프 통합교육'이라는 주제로 통합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장벽을 허문다'는 뜻처럼 물리적, 제도적이고 법률적인 장벽을 제거하자는 움직임이다.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는 자아 존중감을 높이고 자신의 의식상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장애 인권 감수성을 향상해 통합교육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한 교육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박희순 교장은 “특수교육대상 학생에 특별한 대우를 하기보단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평등 의식과 함께, 속도는 느리지만 기다려주고 함께 해주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특수교육에 대한 교육철학을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직접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고 참여나 연습의 횟수를 늘리며, 일상생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본교에서 진행 중인 통합교육은 서로를 공감하는 인권 친화적 학교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장은 “학기별 1회씩 개별화 교육협의회와 학부모와 통합반 담임교사와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장애가 있든 없든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변화가 더디더라도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 장애 청소년 꿈을 향한 도전 : 학생별 진로활동
태장중 특수학급에선 학생별로 다양한 진로와 직업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수업 중 디지털 드로잉수업을 통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김형진 학생은 올해 초 '장애 청소년 우수작 전시 <나는 나야! I'm Me!> 展'에 참여했고, 청소년 작품 90점 중 그의 모방작 '남산에 가고 싶어요'가 당선됐다. 김형진 학생은 이를 계기로 사회적 기업 <서로의 다름>에 장애 미술작가로 등록되어 직접 그린 다양한 작품을 판매 중이며, 학급에 다른 발달장애 학생들 또한 미술작가 등록을 대기 중이다. 이 외에도 ITQ 컴퓨터 자격증 전원 취득, 발달장애인 피아노 콩쿠르 대상, 원더리그 코리아 특수 부문 대상 등 학생 맞춤형 교내외 대회 참여를 통해 장애 학생들의 꿈을 향한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2) 학부모와 함께하는 마을 연계수업
발달장애 학생들의 자기 결정력과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지역사회 적응활동도 운영된다. 매주 1회 진행되는 수업은 편의점에서 물건 사기, 패스트 푸드점에서 키오스크 이용하기, 마트에서 장 봐서 요리하기, 카페 이용하기 등을 체험해본다. 또, 연 1회 학부모를 초대해 마을 연계수업을 진행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마을 상점을 이용해보는 수업이다. 수동적인 태도로 시켜주는 음식만 먹었던 발달장애 학생들의 자기 결정력을 높이고, 자신이 부모님의 메뉴를 직접 시켜드리는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하는 활동이라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
3) 친구 초대주간 운영
사회적 상호작용을 시작하고 유지하기 어려운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해 친구 초대 주간도 운영된다. 매 학기 말에 일주일간 친구들을 특수학급에 초대해 크로플 만들기, 초코라떼 만들기, 초콜릿 꾸미기 등을 진행한다.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직접 초대장을 제작하고 초대하고 싶은 친구에게 전달한다. 친구를 특수학급으로 초대해 음료나 간식을 만드는 과정을 나누고, 재료를 주고받도록 하며 긍정적 상호작용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4) 태장중의 통학교육 특색사업들
태장중에선 특색사업으로 장애 인권 친화적 문화 형성을 위한 장애 공감 주간, 배리어 프리 중심의 주제 탐구 활동과 바리스타 동아리 수업, 일반교과 연계수업의 통합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공감 주간을 운영한 4월에는 모두의 마라톤 '모라톤', 점자 명함 찍기, 장애 공감 방 탈출을, 9월에는 배리어 프리 5행시 대회, 촉각 도서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을 기억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 교직원이 모두 4.20km를 뛰고 인증하는 활동을 벌였다. 배리어프리 환경반은 생태주의로 나아가자는 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환경과 통합교육을 묶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고추나 파 모종을 심어서 돌려주는 '업사이클링이 모종' 활동, 글씨가 아닌 그림으로 환경 키워드를 살펴보는 '캐치 마인드 환경' 활동, 점자 텀블러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이 밖에도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홈 카페 메뉴를 함께 만드는 '바리스타 동아리' 운영과 문학수업 등과 연계한 '수어로 읽는 시' 활동 등을 통해 장애 인권 감수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우리학교 글솜씨 자랑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촉각 그림책 만들기

미술 시간에 특수학급 선생님께서 오셔서 배리어 프리와 '보편적 설계'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보편적 설계란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작품을 고민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그림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작품을 최대한 입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완성하려고 노력했다. 작품의 색 또한 화려하고 다채롭게 사용해 비장애인들도 더욱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었다. 이렇게 고심해서 완성한 작품은 교육 공동체 투표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됐고, 무척 뿌듯했다.
/김나윤 태장중학교 2학년
'배리어 프리 수어', 편견을 무너뜨리다
학교에서 국어 시간과 융합해 배리어 프리 수어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배리어 프리'는 장애인에게 불편한 물리적, 심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운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배리어 프리'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는 국어 시간에 배웠던 황인숙 작가의 '모진 소리'라는 시를 수어로 배우게 됐다.
수어를 배우기 전까지 나는 수어가 손과 표정으로만 의미를 전달하는 의사소통 체계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단어의 의미를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모진소리'에 사용된 시어 중 '늑골'과 '정을 친다' 같은 표현은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보니 수어로 그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수어를 배우면서 내 생각은 편견과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직접 수어를 배워보니 생각보다 배우기 간단했고 추상적인 의미의 단어들도 쉽게 표현할 수 있었다. 특히 시의 표현 중 '가슴이 쩌엉한다'라는 구절을 수어로 표현할 때 양 손가락을 가위 모양으로 쥐고 가슴 쪽을 가위질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단순한 말이나 글보다 수어가 더 깊고 넓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의사소통 체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수어 교육이 의무 교육과정 혹은 선택 교육과정으로 편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수어와의 만남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수어를 배움으로써 우리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그들과 좀 더 편하게 의사소통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수진 태장중학교 2학년
같이의 가치, 통합학급 운영
내가 담임교사로서 학급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 중 하나는 매일 아침조회 시간에 학생들을 칭찬해 주는 일이다. 우리 학급은 매일 아침조회 시간에 칭찬 시간을 갖고 있다.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교실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아이들의 장점을 칭찬해 주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서로 칭찬해 주기도 한다.
칭찬 시간은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친구들의 장점을 들어가며 서로를 통해 배워나가는 소중한 시간이다. 형진이가 미술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때나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했을 때 아이들 앞에서 형진이를 칭찬해 주었고, 다른 아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박수쳐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어 과목을 담당하고 있어서 수업 시간에 형진이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다른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형진이가 학습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는 얘기를 들을 때 흐뭇해진다. 아이들이 형진이가 간혹 틀린 답을 말하더라도 호응해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을 보면 아이들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워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통합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 나가고, 교사인 나 역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박지영 태장중학교 통합학급 담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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