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5개 학급 중 5개는 '특수학급'
작년부터 AI 교육 선도학교 운영
소통·배려 '행복한 효행 교육' 실천
교장 “따뜻한 인성 배우도록 노력”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효행초등학교는 '당당하고 바르게 조화롭게'라는 교훈 아래 1600여 명의 학생이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움을 실천하는 학교다. 효행초는 65개 학급을 운영하며 학생, 교직원,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고 배려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효행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효행초는 꿈과 끼를 찾는 '꿈길 진로학교', 전통의 가치를 찾는 '오색빛 문화예술교육', 에듀테크 기반 미래형 수업 '창의과학 페스티벌'과 '혁신 중점학교'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턴 'AI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2019년 중도중복장애 학생을 위한 복합 특수학급 3학급을 추가로 인가받아 5개 특수학급도 운영 중이다. 복합특수학급은 장애아동의 개별 요구에 적합하도록 특성화된 전일제 형태의 중도 중복장애 특수학급이다. 전일제 1학급당 학생 정원 4명에 특수교육지도사 등을 배치하고 다른 특수학급보다 1.5배 특수교사를 배치해 학생 개별 요구에 적합한 특성화된 개별화 교육을 안전하게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특수교육대상 학생 27명과 특수교육교직원 12명은 효행초 모든 교육과정과 행사에 똑같이 참여하며 구성원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담화 독서 공간,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야외무대, 교육공동체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전광판 설치 등 통합교육 환경도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시간제 특수학급(2학급), 전일제 특수학급(3학급) 등을 위해 각 교실과 특별실 내부를 편백과 안전 매트로 구성해 장애 학생들이 다감각 자극을 체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했다. 복도에는 촉각 체험 및 독서 공간과 특별실로 감각운동실, 심리 안정실 등도 마련돼 있다.

박종권(사진) 교장은 “지역 사회로부터 과학교구를 기증받아 창의융합 수업을 지원하고 창의적 체험학급 통합 프로젝트 활동은 물론, 교원들의 전문적 소양 강화를 위한 코딩 드론 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안전히 생활하고 따뜻한 인성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항상 솔선수범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감각통합운동·심리 안정…'특별실' 눈길

효행초의 특수교육 특색사업 중 하나는 '특별실' 운영이다. 복합특수학급에 설치된 두 개의 특별실은 감각통합운동실과 심리 안정실이다.
먼저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는 감각통합운동실 안에는 다양한 인지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동작 인식 멀티 감각자극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체험을 할 수 있는 영상을 선택하면 주제에 따른 활동이 준비된다. 신체 움직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다. 매일 1시간씩 손과 발로 터치하거나 신체 전체를 움직여서 미술, 음악, 신체, 정서, 인지 활동을 경험하고 있다.
심리 안정실은 빛, 소리, 냄새를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감각 도구들과 상호작용하며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공간이다. 심리 안정실에서 움직임에 따라 소리와 빛과 색감을 체험하고 다양한 감각자극 활동 안에서 장애 학생들의 심리안정을 도울 수 있다.

또 다른 특색사업은 동물교감체험 및 원예활동을 포함한 문화예술체험이다.
효행초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감성과 인성을 기르고 생태문화 체험 및 진로체험을 강화할 수 있는 특색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월 1회 동물교감과 원예활동을 주제로 진행되며, 지난 5월과 7월에는 진로체험 원예활동으로 꽃바구니 만들기와 여름 나무 꾸미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여러 종류의 꽃을 알아보고 꽃바구니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거나, 사계절에 따른 나무의 변화 모습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월 1회 학교로 찾아오는 애완동물과의 교감을 통해선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기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요일별로 미술치료 활동, 음악치료 활동, 창의 미술 활동을 하며 정서순화 및 심리안정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 유희정 화성 효행초 교무부장
“통합학급 속 우리 아이들은 모두 하나”

내가 만난 해린이의 첫인상은 아이들과 전혀 교류하지 못하는 특수학생이었다.
'나는 저 학생을 위해 어떤 걸 해줘야 할까?'
어떤 교수법을 적용해야 이 아이가 학습에 참여하고 학습 내용을 하나라도 이해할 수 있을지, 아이들과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을지, 통합학급에 들어가는 전담 교사로서 나는 수없이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사랑 행사로 '예쁜 말 배지 만들어주기' 활동을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 또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기분 좋은 말, 예쁜 말을 적어 배지를 만들어주는 활동이었다. 정신없이 이 아이 저 아이 활동을 도와주고 있을 때, 남규가 수줍게 다가왔다.
“선생님, 저 배지를 만들어주고 싶은 친구가 있어요.”
“그래, 남규야. 누구야? 어떤 친구에게 주고 싶어?”라고 묻자 남규는 “해린이요”라고 답했다.
남규는 해린이에게 자신이 정성스럽게 만든 친구 사랑 배지를 건네주며 사진도 함께 찍고 싶다고 했다. 둘은 배지를 함께 들고 부끄러운 듯 사진을 찰칵 찍었다.
나는 잠시 동안 일반 교실에 와 있는 해린이를 불편해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이가 들수록 편견은 더 커지는 것 같다. '장애인은 학습이 어렵다', '비장애인만 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으로부터 배울 수 없다' 같은.
하지만 남규에겐 해린이 역시 모두 조금씩 다른 점을 가졌듯 나와 조금 다른 같은 반 친구일 뿐이었다. 그런 아이들을 선입견을 가지고 본 건 나 자신이었다.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다. 함께 한다는 것, 다양한 구성원이 어울린다는 것, 이것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통합학급이다. 일반학급과 통합학급 모두를 수업하는 전담 교사로서 학급 내의 분위기는 확실히 비교된다. 통합학급 학생의 경우 일반학급 학생에 비해 나와 다른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들을 수용하는 능력이 더 깊고 커진다.
비장애인인 일반학급의 학생들은 나와 타인의 다름의 의미를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통합학급이 멋진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는 작은 텃밭인 셈이다.
통합학급 아이들의 시선으로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상호작용하고 어울려 지내며 멋진 사회의 일원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교사로서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싶다.
[인터뷰] 이소윤 화성 효행초 3학년
“같이 놀고 도와주고…좋은 친구 돼주고 싶어요”

Q. 학교생활을 하면서 특수학급 학생이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과 같은 반이 된 적 있나요?
A. 저희 반에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있어요. 방과 후 활동 때 특수학급에 다니는 친구와 함께 교육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급식실이나 도서실을 이용할 때와 등교할 때도 특수학급 친구들을 만났어요.
Q. 같이 생활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들이 있나요?
A. 우리 반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다리를 다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급식실 갈 때나 다른 곳으로 갈 때 도움을 준 적이 있어요. 같이 다니니깐 친구가 좋아했던 표정이 기억나요.
또, 방과 후 수업을 같이했던 특수학급 친구를 복도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 인사를 했어요. 한 번 활동한 게 좋았는지 가끔 복도에서 제가 지나가나 기다리기도 하고, 저를 만나면 여러 번 인사를 해 줬어요. 가끔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요.
급식실이나 도서실을 이용할 때 순서를 지키지 못해서 다른 친구들이 많이 기다려야 했지만, 기다려주면 우리처럼 잘 이용할 수 있었던 모습도 생각나요.
Q. 통합학급(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학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제가 학급 회장이라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도와줘야 하는 일이 많아요. 그럴 때 좀 힘이 들기도 한데 그 친구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뿌듯해요. 돕다 보면 저도 새롭게 아는 게 생기기도 해요.
우리 학교에는 도움이 필요한 특수학급 친구들이 있는데, 사실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몰라서 망설인 적도 있어요. 담임 선생님이나 특수학급 선생님께 물어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고 싶어요.

Q. 특수학급 학생이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A.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잘 몰라서 당황스러웠는데 지내다 보니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긴 어렵지만 선생님에게 물어보거나 도움을 받아서 다 같이 사이좋게 학교에 다니면 좋을 것 같아요.
Q. 2023년에 도움이 필요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된다면 어떤 활동들을 함께해 보고 싶나요? 또 어떤 친구가 되고 싶나요?
A. 같이 놀고 싶어요. 우리가 놀 때 같이 놀고 싶어 하는데 잘 어울리지 못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같이 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절히 도와주고,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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