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일 '박수근 미술상' 수상
두가지 주제 가지고 작품 활동 매진
① 고고학 접목 수많은 기억 상기
② 순환의 여행-자연과 공존 의지
인천 미술관·예술대 등 인프라 강조
차기율 작가는 지난달 인천 인물로는 유일하게 제7회 박수근 미술상을 받았다. 이 상은 박수근 화백의 예술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며 현재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현대 미술 작가에게 주어진다.
경력 10년 이상의 미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박수근미술상 추천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후보자들을 선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작가의 능력과 작품의 가치를 공인하는 상이기도 하다. 그는 인천대학교 미술학과를 전공해 현재 모교에서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천대 예술체육대학장을 지내기도 했다. 인천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그를 만나 작가로서 삶을 조명하고 인천문화예술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차기율 작가&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
▲구도자의 길을 걸어온 예술가
“예술은 정신의 봉사이며, 예술 작품은 정신적 산물이에요.”
그는 상업적인 요소나 시대 담론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예술세계로 묵묵히 걸어 나가며 황소 같은 예술가의 삶을 살아왔다.
“수많은 핍박과 유혹에도 저만의 예술관을 잃지 않고 한 길만 올곧이 걸어왔어요. 박수근미술상도 1950~60년대 어려운 시기에 진보적인 예술 활동을 펼친 박수근 작가의 삶과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준 것 같아요.”
그는 크게 두 가지 축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는 '도시 시굴-삶의 고고학'이며 다른 하나는 '순환의 여행'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인 '도시 시굴-삶의 고고학'은 예술과 고고학을 접목해 지표면을 발굴하고 잃어버린 소시민의 기억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빈집과 같이 기억이 머물렀던 지역을 발굴해 나온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을 예술 작품을 통해 잇고 정리하는 행위에요. 우리가 얻고 소홀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예술 행위를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업이에요.”
두 번째 프로젝트인 '순환의 여행'은 문명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문명이 인간의 삶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자연과 쟁투를 벌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이것을 용서와 화해를 통한 '함께'의 가치로 바라보려고 해요.”
그는 앞으로 작가로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어떤 지점에 다다르면 그곳에 멈춰 반복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현장에 나가 탐험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 제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갈 생각이에요. 작가로서 나름의 가치를 믿고 살아간 예술가가 있었다고 기억되길 바라요,”
▲차기율 작가 겸 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인프라와 인력 모두 부족한 인천
“인천은 광역시 중에 유일하게 시립미술관도 예술대학도 없어요. 시민들이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인프라가 형성되어야 해요.”
그는 인천이 다양한 특성이 있는 가치 있는 도시이지만 인천만의 문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은 세계적인 갯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염습지나 소금땅 등 생태학적 속성과 예술을 연계할 수도 있어요. 인천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 인천만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일이 시급해요.”
그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지역 인재를 육성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독자적인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번에 이루기 쉽지 않아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시간을 두고 이뤄져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행정적인 일관성도 뒷받침되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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