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관심·전기차 생산·경영진 책임” 전문가 진단

◆ 김철홍 대표
“사회적 보완제도 등 대책 부족”
“공적자금, 고용 문제에 사용을”
“인천시·정치권 나서서 챙겨야”

◆ 김필수 교수
“전기차 라인 구축해 존속 도모”
“감원 우려, 노사간 해결할 숙제”
“업종전환 등 대안도 생각해봐야”

◆ 김응호 위원장
“협력업체·노동자 위기로 연결”
“1년여전 예견…논의 기구 부재”
“경영진·관계기관 전체적 책임”
▲ 지난 22일 인천 부평구 한국 GM 부평 2조립공장의 모습./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지난 22일 인천 부평구 한국 GM 부평 2조립공장의 모습./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문을 닫는 일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사측에선 1년 전쯤부터 공장 폐쇄를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11월26일, 예고처럼 부평2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이를 둘러싼 잡음들은 정리되기보다는 점차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정규직들은 365㎞ 창원공장으로 가는 2년짜리 파견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고 비정규직들은 연말에 실직자 신세에 놓여 있다. 부평공장 협력사들도 조용히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다.

공장을 닫겠다고 알린 과거나 공장이 멈춘 현재 모두,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관심들이 적다 보니 다가올 미래에도 공장 담장 옆 '파편'들을 위한 땜질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철홍 건강한노동세상 대표.
▲김철홍 건강한노동세상 대표.

▲김철홍 건강한노동세상 대표 “파생되는 문제에 관심 없어, 문제 해결 위한 동력 확보 필요”

'건강한노동세상'은 20년 전 사각지대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범했다. 각계 전문가와 노동자들이 함께 뭉쳐 노동자들의 권익보호와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김철홍 대표는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이자 인천공공성플랫폼 단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지역사회에서 바라보는 한국지엠 문제를 논의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이번 부평2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파편'들과 관련해 사안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대책 마련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월까지 2공장 생산이 중단된다는 사실은 하루아침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고용불안에 시달릴 것이란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다”면서 “외국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사회적 보완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 재교육 등 이런 것들이 함께 진행된다. 우리는 그저 각자도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의 올바른 쓰임을 위한 제언도 내놨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정부가 8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것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국민의 세금으로 경영진이나 회사의 실적의 부족함을 메꿔 줄 이유는 없지 않냐”면서 “공적자금은 이런 고용 문제(비정규직 및 협력사)에 대한 보완과 보존에 수단으로 사용돼야 (공적 자금의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정부가 간섭할 일정 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론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철홍 대표는 “한국지엠은 지역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보다 한국지엠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각자가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힘이 흩어지는 것”이라며 “이걸 묶어내려면 결국 인천시와 정치권에서 챙겨야 한다. 빠른 답은 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한국지엠 위기, 국내 전기차 생산 라인 유치에 해답”

자동차업계의 문제와 해답,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수가 그의 입을 주목한다. 김필수 교수는 국내 자동차업계 손꼽히는 전문가로 이번 한국지엠 부평2공장 사태와 관련해서도 냉철하고 날카로운 진단과 분석을 내놨다.

김 교수는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점유율이 올라간 것도 아니고 그 돈 가지고 법인 분리하고 R&D 분리했다. 수입자동차협회도 가입되어 있다. 한 마디로 떠나기 좋게 되어 있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지엠은 위기다. 차는 거의 단종됐고 부평2공장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내수시장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수출을 지향하는 건 단순 하청기업으로 볼 수 있다.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한국지엠을 오래 존속시키는 방법은 국내에 전기차 라인을 까는 거다. 부평2공장도 리프레시 해야 하지 않냐. 그 김에 전기차 라인을 깔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전기차 생산기지 유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필수 교수는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만든다고 하는 데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한가지 가지고 흑자 되는 건 아니다. 판매 증가는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서너 가지가 베스트셀러로 몰려야 성공하는 건데 그렇다면 국내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전기차 기술은 미국을 훨씬 앞서가고 있다. 부품부터 배터리까지 모든 게 대한민국이다. 이런 논리로 본다면 당연히 전기차 라인을 만드는 게 맞다”고 역설했다.

전기차 생산을 통해 예상되는 인력 구조조정 문제 또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면 부품은 40∼50% 이상 줄고 생산 라인은 10명에서 3명으로 줄여야 한다. 현대차도 마찬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노사 간 문제점”이라며 “나머지 인력을 업종전환이나 전환기업을 시켜야 한다. 전기차에 대한 패러다임 급변으로 모든 분야가 경착륙될 정도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상당히 과제가 많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이 어디로 갔냐. 지금 3∼4년 머무르는 데 그만큼 쓴 것”이라며 “한국지엠도 본사에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모델이야'라고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부평구위원회 위원장.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부평구위원회 위원장.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부평구위원회 위원장 “한국지엠 경영진에 책임, 관계기관 대책 마련 서둘러야”

김응호 위원장은 인천지역의 주요 현안인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운동과 계양산 골프장 저지 운동, 부평 미군기지 반환운동과 주변 환경오염 정화활동을 벌이는 등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깊게 들여다보고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부평2공장 가동 중단으로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2공장 중단 사태가 가져오는 건 외부에 있는 협력업체 경영위기, 그 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심각한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으면 마치 2공장 중단으로만 치부될 수 있다”면서 “노사가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유지하긴 했지만 사측에서 특별한 방안을 제안하거나 하지 않았다. 여전히 대책들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인천시, 지역 정치권의 선제적인 대책 마련 부족도 사태의 심각성을 키웠다고 했다.

김응호 위원장은 “2공장 생산 중단 이야기는 1여년 전부터 나왔다. 한국지엠 경영진에 대한 책임성 문제와 협력업체 줄도산 문제와 관련해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논의할 수 있는 대책기구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야기되는 문제에 대해) 한국지엠에 요구도 하고 제안도 했어야 한다. 중요한 행정기구와 역할을 가진 산업은행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저 또한 같이 반성하면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안 하고 있었다는 점을 짚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지엠은 인천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전기차 생산기지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자면 그런 측면에서 반대할 의사가 없지 않겠냐”면서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문제의 책임은 분명히 한국지엠 경영진에게 있으며 이 문제에 손 놓고 있는 관계기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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