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박물관 '삶'

경기에코뮤지엄 '지붕없는 박물관'
지역역사·문화·생태·공동체자원
탐구·보존하는 형태의 박물관
경제 활성화·문화자치 실현 목표

시간이 머문 자리엔 역사, 문화, 자연, 사람이 남기고 간 삶의 흔적이 새겨졌다.

528Km 경기만을 따라 삶의 숨결을 불어넣었던 ‘경기만 소금길, 생명을 담다’(2020), 냉전의 시대, 경기도의 동서남북 하나를 이뤄냈던 ‘경기에코뮤지엄, 평화를 담다’(2021).

경기에코뮤지엄의 담론을 형성해 온 인천일보와 경기문화재단이 이번엔 ‘사람’을 이야기한다.

천 년을 지켜온 1300만 경기인의 힘, ‘지붕 없는 박물관, 사람을 담다’가 우리네 진솔한 삶 속으로 안내한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대부면사무소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대부면사무소

▲주민이 만들어가는 ‘지붕 없는 박물관’

에코뮤지엄(Ecomuseum)은 생태, 주거환경을 나타내는 에코(Eco)와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이 합쳐진 말로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공동체 자원을 주민 스스로 탐구하고 보존하는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문화유산의 현지 보존, 주민참여 등을 통해 지역을 명소화하고 다양한 문화적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주민들이 지역 고유의 문화와 건축유산, 생활방식, 자연환경 등을 그대로 보존, 계승하면서 이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독특한 형태의 박물관이다.

에코뮤지엄은 지역의 문화 특색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 고유의 문화 또는 건축유산, 생활방식, 자연환경 등 지역의 존재 자체를 총칭하며 ‘살아있는 박물관’ 또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설명하고 있다.

에코뮤지엄은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의 생태, 역사, 문화자원을 보존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대규모 개발추진으로 인한 고비용, 장시간의 사업표류, 환경파괴, 공동체 해체 등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지속발전 가능한 문화관광 자원 개발의 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면서 에코뮤지엄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턱거리마을박물관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턱거리마을박물관

▲‘경기에코뮤지엄’도 꿰어야 보배

‘경기에코뮤지엄’은 대규모 개발로 벌어지는 환경파괴, 공동체 해체 사업표류 등 위험을 최소화하고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경기에코뮤지엄’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문화콘텐츠 자원 발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민 사이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문화자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민이 주체가 돼 경기도에 산재한 자연, 역사, 문화자원을 보존하면서 경기도형 시민주도 문화재생 브랜드로 자리해 오고 있다.

2016년 ‘경기만에코뮤지엄’에서 출발한 이 사업은 2021년부터 ‘경기에코뮤지엄’으로 새롭게 개편됐고 이를 통해 경기 서부 경기만 권역을 비롯, 경기 북부, 동부, 남부 총 4개 권역에서 에코뮤지엄 조성이 추진됐다. 특히 ‘에코뮤지엄 인증제’를 새롭게 도입하고 조성된 거점들뿐 아니라 지역 단체나 기관들을 에코뮤지엄 영역으로 끌어들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경기에코뮤지엄 인증제’는 지역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단체들을 발굴하고 지원해 지속성을 갖게 하고 빠르게 에코뮤지엄 사업들이 지역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고자 도내 여러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을 인증 파트너로 모집했다. 21년 14개소, 22년 11개소 총 25개 단체와 공간들이 인증제 사업을 통해 지원되고 있다.

올해는 지역 내 단체들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에코뮤지엄 전문가 그룹을 만들고 이들과 함께 각 지역을 방문하면서 지역 현장의 문제점들을 고민하거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적극 추진되고 있다.

경기에코뮤지엄은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노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경기도형 에코뮤지엄’ 나아가 ‘한국형 에코뮤지엄’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들려주는 ‘경기에코뮤지엄’ QnA (지역문화실 심현철)

에코뮤지엄 아직은 생소…매력은
다양한 '지역 이야기·주민 활동' 담겨 자랑거리

올해 어떤 부분 많이 바뀌었는지
기존 공간·단체 끌어들이기 위해 '인증제' 도입
문화 전문가 자문단 구성, 현장 방문·활동가 지원

경기만서 시작, 경기도 전역 확대
계속 넓혀나가기 위해선 '주민 참여·예산' 필요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정리 평화충전소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정리 평화충전소

Q1.‘경기에코뮤지엄’ 사업을 이끄는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경기에코뮤지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저희 지역문화실은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에 속해 있고 의정부시에 자리하고 있으며, 많은 도민께서 더 많은 문화예술을 향유하실 수 있도록 역할 해 오고 있습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소금창고에 걸린 현수막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소금창고에 걸린 현수막

Q2.‘경기에코뮤지엄’이 아직 생소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경기에코뮤지엄’이 가진 매력과 지역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들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요?

A.2016년부터 시작된 ‘에코뮤지엄’사업이지만 사실 아직도 많이 알려지거나 활성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에코뮤지엄(Eco-museum)’이라는 개념 자체도 아직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고, 이것이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것들이라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어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에코뮤지엄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지역의 문화자원들 즉, 자연환경, 사람, 역사, 문화, 예술 등을 보존하고 활성화하거나, 잊혀진 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자원들을 발굴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 삼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 정도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에코뮤지엄’에는 정말 다양한 지역의 이야기들과 주민들의 생각, 활동들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자랑거리입니다. 지역민들로만 이루어진 단체, 지역으로 스며든 예술가들이 뭉친 단체, 그저 사람들이 좋아서 모인 분들, 소소한 공간과 그 공간을 통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서 조직을 꾸리신 분들 등등 문화라는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정말 다양한 지역의 모습들이 ‘경기에코뮤지엄’안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주민들의 참여’입니다. 하지만 주체가 지역민이든 외지의 예술가 또는 기획자이든 이 과정은 에코뮤지엄뿐 아니라 지역재생 사업에서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들입니다. 그래서 경기에코뮤지엄 사업을 할 때 힘든 일을 단기간에 해내려 않으려고 합니다. 에코뮤지엄이 무엇인지 몰라도, 지역 문화자원이 무엇일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지역민들이 모이고 그 속에서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모임을 만들어 나아가고자 합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해동1950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해동1950

Q3.지난 2016년이래 ‘경기에코뮤지엄의 성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2016년 시작한 에코뮤지엄 사업은 당초 ‘경기만’ 에코뮤지엄으로 시작했습니다. 경기도가 주축이 되고, 안산, 시흥, 김포 등 3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바다와 접한 경기만을 중심으로 이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간의 성과를 요약해 보자면, 총 30개가 넘는 거점과 지역 인증공간을 조성 운영했고,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 숫자들만이 성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거점 숫자보다는 경기만에서 처음 시작했던 에코뮤지엄 사업이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꿋꿋이 이어져 지금은 북쪽 DMZ를 돌아 동쪽 한강수계와 남부까지 경기도 전역으로 ‘경기에코뮤지엄’이라는 이름으로 확장된 것이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가장 큰 성과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에코뮤지엄 사업을 지속해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신망리 마을박물관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신망리 마을박물관

Q4.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경기에코뮤지엄은 어떤 부분들이 가장 많이 바뀌었는지요?

A.올해부터는 아니지만 지난해 2021년 시작된 경기에코뮤지엄 인증제 사업이 가장 상징적으로 사업의 방향을 전환한 기준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간 에코뮤지엄은 지역의 유휴 공간이나 문화예술 공간들을 찾아 리모델링 혹은 보수 등 각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곳들을 만드는 것에 치중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거점 조성 방식의 사업들은 결국 공간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라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거점 조성 사업과 병행한 ‘인증제’ 사업을 추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인증제 사업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단체나 공간을 에코뮤지엄 테두리 안에 넣고자 공고와 지원심의를 통해 ‘인증단체’를 선발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에코뮤지엄 인증단체로 선정된 단체에는 최대 2년까지 지원금을 교부하고 에코뮤지엄 성격에 맞는 사업을 수행하게 하며 이후에는 평가를 통해 지속 지원 여부를 판단토록 했습니다.

사업추진 방식의 변화와 더불어 지원단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같이 고민해 보고 도움을 주고자 ‘모니터링’과 ‘전문가 자문’을 한데 엮은 에코뮤지엄 또는 지역 문화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각 현장을 방문하고 사업 현장을 같이 둘러보면서 프로그램 진행들도 함께 보는 활동가 지원 및 교류 활성화 프로그램을 수행했습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우음도 모습
▲ 경기에코뮤지엄 우음도 모습

Q5.‘경기에코뮤지엄’은 에코뮤지엄 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습니다. 나아갈 방향이나 목적은 무엇이 될 런지요? 또 경기에코뮤지엄이 다른 에코뮤지엄과 차별화를 가지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A.경기에코뮤지엄만이 가지는 차별성을 말하기는 아직은 이른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앞서 밝혔듯이 유럽의 개념을 국내에 가져와 우리의 환경과 여건에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지화가 중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 나가는 이러한 사업들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사업입니다. 저희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는 있습니다만 이렇듯 살아있는 사업들은 때때로 변수와 환경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때문에 한해 한해 쌓아가고 있는 사업을 수행하는 저희 재단의 경험과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지역의 단체, 주민들의 노력과 시간이 더해지면 자연스레 ‘경기도’만의 에코뮤지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을교육공동체 담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을교육공동체 담다

Q6.경기에코뮤지엄이 경기만 일대를 시작으로 경기도 전역으로 점차 확대돼 가고 있습니다. 에코뮤지엄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주민 참여적인 에코뮤지엄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A.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란 여간해서는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지속해서 끌어낸다는 것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사업에서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도민들과 좀 더 가깝게 가기 위한 노력이 거점 조성 방식에서 ‘인증제 병행 방식’이 도움되리라 생각됩니다. 저희가 인위적으로 공간을 조성하기보다는 지역에서 지역민들 속에서 자생하고 있는 공간과 단체들의 지속성을 보장해 주는 편이 훨씬 그들에게 다가가기 쉽고 그것을 통해 주민참여를 더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예산이 반영된다면 이러한 인증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해 나갈 계획입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을카페 다락에서 시민들이 목공체험을 하고 있다.
▲ 경기에코뮤지엄 거점공간인 마을카페 다락에서 시민들이 목공체험을 하고 있다.

Q7.올해 인천일보가 소개하는 ‘지붕없는 박물관, 사람을 담다’에서는 어떤 것들이 기대되시는지요?

A.경기도 전역으로 확장된 경기에코뮤지엄에 대해 경기도민 분들뿐만 아니라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 계시는 많은 분이 아실 기회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전 수도권에 에코뮤지엄들이 곳곳에 조성되고 이것들이 하나로 이어져 협력망을 구축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또한 올해 경기도 내에서 진행된 경기에코뮤지엄의 사업 성과를 함께 나누고 많은 분께서 이 사업에 관심과 참여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담아 봅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공동기획 인천일보·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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