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 이야기
시각장애인 단원들 희로애락 담겨
노력하는 용기에 가슴 뭉클·따뜻


“빛을 찾아가는 길의 나의 노래는 슬픈 구름 걷어 가는 바람이 되라.”
시인 조지훈이 지은 '빛을 찾아가는 길'이란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빛을 보지 못한다고 그 빛마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 한편에 늘 자리하면서도 절망과 두려움에 숨겨져 잘 드러나지 않던 희망의 빛을 찾아 음악 여정을 떠난다.
영화 '동행: 10년의 발걸음'은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의 10년간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은 추운 날씨에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다.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인에게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의지로 시각장애인 복지재단을 이끌고 있던 명선목 광명복지재단 이사장이 2011년에 창단한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다.
명선목 이사장과 창단 때부터 함께 해 음대 진학까지 성공한 비올리스트 김경석 단원, 이석주 인천혜광학교 교장, 오정해 국악인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
특히 봉사자들이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시간을 회상하며 전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의 진실된 표정은 관객들에게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와 감동을 더했다.

인터뷰 영상 중간에는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 공연의 실황도 담겨있다. 영화 극장 관객에서 직접 연주를 감상하러 공연장을 찾은 관객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가 10년간 기울인 노력으로 점차 실력이 쌓아 올라가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며 관객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끔 하는 시간이다.
시각장애인은 현악기를 다루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전 단원은 전 악장을 외워 연주하는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작은 사회라면 단순히 오케스트라에서 한 명의 연주자가 아닌 전체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들에게 생기는 계기가 됐다.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연주는 단원들 스스로뿐만 아니라 많은 장애인과 장애가 없는 우리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전해준다. 말 그대로 세상의 시선을 바꿀 기적의 오케스트라다.
시각장애인 예술 활동에 대한 고충과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상황들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시각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함께 살아가는 동행의 방식을 고민하게끔 한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