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벽두 윤석열 대통령이 현행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방식인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들고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김진표 국회의장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2월 중순까지는 선거법 개정안을 복수로 제안하고, 그것을 본회의를 통해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에 회부할 것”이라며 화답했다.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과 지역주의 강화 폐해 외에도 정당 득표율과 의석 수의 불일치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까지 도입했지만, 여야 가릴것 없이 '위성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꼼수로 이를 무력화시켰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승자독식 및 지역주의 완화, 2위 낙선자가 받은 사표 방지 등 장점이 있어 선거제도 개혁의 대안으로 줄곧 거론돼 왔다. 하지만 중대선거구제 도입 전망은 비관적이다. 87년 개헌 후 보수 정당의 호남지역 득표율이 10% 안팍에 머물고 있어 여당인 국민의힘에 불리한 구조인데다, 자신의 지역구를 잃게 될 의원들의 반대도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행 선거구제를 존속하는 것은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외면하는 것이다. 농촌과 도시지역별로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를 각각 적용하거나, 정당 득표율에 따른 지역구 낙선자 구제 등의 보완장치를 마련하면 중대선거구의 단점을 완화할 수 있다.
선거제 개편은 이해관계가 얽힌 정치권에만 맡겨둘 수 없다.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초당적 논의기구를 구성해야 할 때다.
/이상우 정치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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