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 주장 단체, 시장실 앞 대치
“소통 간담회 무의미” 면담 요구
행정력 투입에도 갈등 관리 실패

인천시가 부평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을 철거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단됐던 후속 작업을 재개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힌 건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의 직접적 충돌이 발생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9일 시는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소통간담회를 3차례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인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와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중단됐던 B구역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국방부의 정화 계획에 따라 처리할 것을 요청하겠다”라며 “두들겨 맞아도 결정된 사항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법적기한 내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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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국방부는 2023년까지 캠프마켓 B구역의 토양오염 정화를 완료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미 조병창 건물은 리모델링으로 원형이 훼손된 상태고, 이에 따라 등록문화재 등 지정에 한계가 있다는 문화재청 의견이 있다”라며 “정화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건축물을 일부 남길 것이고, 아카이브 구축 등으로 역사적 가치도 보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발표 이후 존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는 유정복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앞에서 대치를 이어갔다.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 관계자는 “3차례의 소통 간담회가 이번 기습 발표로 무의미해졌다”라며 “시민 설문 조사를 통해 조병창 병원건물 존치여부를 다시 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갈등관리 전문가의 중재 하에 존치와 철거 여부를 놓고 조병창 소통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같은 행정력 투입에도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의 강경한 입장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단됐던 국방부의 캠프마켓 B구역의 조병창 건물 하부 정화작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정동석 도시계획국장은 “충분한 숙의 끝 내린 결정이다”라며 “향후 캠프마켓 D구역은 건축물 조사와 가치 판단 후 정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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