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풀코스'라고 들어보셨는지. 부산 관광을 '풀코스'로 시켜주겠다는 말속엔 돼지국밥과 밀면, 양대창, 씨앗 호떡과 같은 지역 유명 음식에 더해 남포동 국제시장, 광안리해수욕장, 민락회센터, 서면 번화가까지 부산 전역 내로라하는 관광 콘텐츠들이 담겨 있다. '부산 풀코스'는 군대 내무반에서도 자주 언급될 정도로 상대를 포섭할 때 유용한 부산 사람들의 무기다.
그러면, 지난 설 연휴 때 인천을 찾은 친인척들에게 인천시민들은 어떤 '인천 풀코스'를 대접하셨는지.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과 탕수육 한 그릇이나 바닷가 회 한 접시, 아니면 모처럼 영종도나 강화도에서 바람 쐬는 코스 정도가 아니었을까 예상해 본다.
국내 최초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에 이름을 올린 인천 음식점은 지난 24일 기준 274곳이다. 반면, 부산에는 737곳이다. 대구엔 386곳이고 소위 '노잼' 도시라고 불리는 대전에도 219곳이다.
관광 산업과 골목 상권에서 핵심 키워드인 맛집의 무게감이 인천에서 특히 적은 건 블루리본서베이 문제만은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8'을 보면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카카오내비 사용자들이 검색한 음식점 top 30에서 인천 식당은 한 곳도 없다. 맛집 관련 TV 프로그램들 출연 식당 리스트에서 인천 식당 지분이 서울, 경기는 당연하고 다른 광역시보다 적은 것도 한 예다.
상권의 뜨고 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맛집을 중심으로 한 외식업에 있다. 인천 맛집에 대한 각박한 평가는 상권 인지도 부분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를 담당하는 한국부동산원만 해도 인천 소규모 상가권역을 '부평', '주안' 등 5곳으로만 구분하고 있다. 서울 38곳, 부산 14곳보다 다소 단순한 접근이다.
/김원진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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