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계묘년 새해부터 시작된 생활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지면서 서민 가계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우선 경기도 택시 기본요금이 이르면 3월부터 10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도는 지난 26일 의정부시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경기도 택시요금 조정(안) 마련 공청회'를 통해 3개 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는 2019년 이후 LPG 연료비가 34.5%, 최저임금 9.7%, 물가 2.7%가 각각 오른 데다 2019년 5월 이후 4년간 택시요금을 동결해 택시 업계의 열악한 경영환경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의 택시 기본요금 인상은 서울시와 같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고 기본거리를 2㎞에서 1.6㎞로 줄여 2월1일 오전 4시부터 적용한다.
전기요금도 1㎾h당 13.1원 더 올랐다. 약 9.5% 상승으로, 1981년 2차 오일쇼크 이후 42년 만의 최대 폭 인상이다. 경기도와 전라남도, 강원도는 도내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먹거리 가격 인상도 걱정이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는 다음 달부터 출고가를 평균 9.8% 올리고, 지난해 하반기에 주요 라면회사 4곳이 모두 가격을 올렸다. 우유 가격도 지난해 11월 오르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빵, 아이스크림 등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새해부터 대중교통과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과 먹거리 인상에 따라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간 물가가 3.9%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2월(3.8%)보다 0.1%포인트 올라선 3.9%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경제적 불황으로 가장 위축되는 것이 문화체육관광 분야다. 일반 사람들이 여행을 가거나 문화, 체육 활동을 즐기게 되는 전제 조건이 시간적·경제적 여유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경기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성인 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민 문화예술 향유실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마다 문화예술 관심도가 다른 이유로 '경제적 여건'을 꼽는 비율(28.2%)이 가장 높았고,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늘리고 싶은 여가생활로 '여행, 나들이>문화예술관람>문화예술 참여' 등의 순으로 답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웠던 문화체육관광 분야가 올해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문화체육관광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일례로 경기도는 최근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 등 3대 비전 8대 분야 295개 실천과제를 민선 8기 공약으로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이 중 '예술인 기회소득'은 올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기회소득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구조적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소득을 지급하는 제도로, 연 120만원을 지원한다.
성남·용인·고양시를 제외한 도내 28개 시·군 거주 1만1000명의 예술인이 기회소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0월 말 열린 제33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에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장애인 등 도내 취약계층을 시작으로 1390만 도민들이 생애에 걸쳐 능동적·지속해서 생활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술인뿐 아니라 도내 문화소외계층에게도 문화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 경기도민의 66.4%가 '예술이 사회발전에 기여한다'고 인식했듯이 문화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효과는 크기 때문이다.
/김장선 경기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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