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의 파고는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다. 보낸 3년보다 보내야 할 3년이 더 잔인한 세월로 기록될 수도 있다.
제발 틀리기를 바라는 이 암울한 전망은 각종 보고서에서 감지된다. 유엔(UN) 경제사회처는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1.9%로 예측했다. 지난 수십 년간에 걸쳐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측치는 4.8%다. 코로나19이전 평균치인 6∼6.5%보다는 낮다. 일본은 올해 1.5%, 내년 1.3%로 전망됐다. 한국은 올해 2.0%, 내년 2.5%로 점쳐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겹친 식량·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이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느슨해지면서 보호무역과 패권경쟁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격차의 기술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계로의 진입은 시작됐다.


우리나라 경제는 이미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 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을 기록해 전년 대비 5.1% 올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직후 2020년 3월 0.75%대였던 기준금리는 3년 사이에 3.5%대로 치솟았다. 은행 대출금리는 7%대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수출은 역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2022년 1분기 3.6% 증가했던 수출은 2분기 3.1% 감소했다. 3분기(1.1%) 소폭 늘었지만 4분기 들어 다시 5.8% 줄었다. 원자잿값이 상승하면서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밑지는 '흑자 없는 성장'이 지속할 수 있다.
양극화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계속된 수출 적자, 줄어드는 일자리는 '없는 자'들의 고통을 짙게 한다.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19가 아닌 신 대공황으로 불리는 경제불황과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주위를 더 세심히 살펴야 한다. 지난 3년간의 잃어버린 시간을 기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3년간 코로나 19를 기록한 인천일보 사진부
김철빈·양진수·이재민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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