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주영 감독
자립청소년 이야기 담아
웹드라마 6편 모음 구성
인천일보 등 후원 눈길
▲ 열여덟 어른이 되는 시간 스틸컷
누구든 어른으로 완성될 수 없다. 언제쯤 어른에 수렴할 수 있을까. 세월이 쌓인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진 않는다. 어른의 탈을 쓴 미성숙 인간이 너무 많다.
시청 정기간행물 프리랜서 인터뷰어 39살 윤서(임선우), 마트 캐셔와 카페에 마주한다. 그리고 묻지만 원치 않은 답변에 당황한다. 마트 캐셔가 내민 호의의 샌드위치치마저 거절하는 윤서, 타인과 섞여야 하는 인터뷰어지만 타인과 거리두기에 익숙하다.
집에서 원고 작성 후 배달 앱으로 쌀국수 등을 주문한다. 곧 출발한다는 사장의 답변, 하지만 음식은 제때 도착하지 않는다. 한참 후 온 배달원 18살 수찬(김명찬)에게 윤서의 불만은 거침없다. '사과'를 요구하는 윤서에게, 수찬은 “미안한 일 한 적 없다. 재배송하라”고 돌아선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하고, 윤서와 수찬은 묻고 답하는 사이로 다시 만난다.
윤서와 수찬에게 '일'이 생긴다.
배달 라이더의 생명인 전동 킥보드 도난 사고를 해결한 윤서에 마음을 연 수찬. 수찬은 시설에서 나와 자립해야 하는 열여덟 자신의 사정을 덤덤하게 뱉는다. 그 내용을 글로 작성한 윤서, 수찬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기엔 아직 성숙하지 않다. 까칠하고 자기애 강한 윤서가 수찬의 마음에 끌려 글을 접는다. 그렇게 윤서는 어른에 한 발 더 내디디고, 수찬은 윤서의 모습에 어른으로 나갈 용기를 얻는다.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는 수찬과 윤서가 만나 일상의 사건을 풀어가는 영화다. 수찬의 성장영화보다는, 윤서가 진정한 어른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느껴진다.
이 영화는 '고마움'에 대한 일상 언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마트 캐서에게 건네는 “고맙습니다”, 배달 라이더에게 전하는 “고맙습니다”라는 그 한마디, 그리고 수찬의 “한 번쯤은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잖아요”라는 대사는 세상에 문을 연 열여덟 청년이 어른에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보호 종료 아동 이슈화보다는 그들 삶의 고단함을 비춘다. 또 배달, 중고 거래의 현실을 꼬집는다.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를 연출한 인천 출신 주영 감독은 그동안 지역 현실을 꼬집는 영화를 만들었다. '장항역', '계양산' 등이 대표작이다.
주영 감독은 인천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영화는 자립청소년 이야기를 담았지만, 그 밖의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과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른이 어떤 마음과 태도로 함께 살 것인지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주영 감독이 제작한 웹드라마 '열여덟 서른아홉' 총 6편을 합해 영화로 구성한 것으로 '인천일보' 등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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