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의 중심부 콩코드 광장 중앙에는 이집트의 전설적인 람세스 2세 때 제작된 오벨리스크 석탑이 우뚝 서 있다. 이집트의 나일강 중류에 자리 잡고 있는 룩소르 신전에 있던 것을 4년이란 세월을 거쳐 프랑스로 옮겨온 것이다. 19세기 때 오스만 제국의 점령하에 있던 이집트 총리 무하마드 알리가 테이로 남작과 장 프랑수와 샹폴리옹을 부추겨 프랑스에 우호증진을 위해 선물로 기증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1845년 루이 필리프 1세는 오벨리스크 선물의 답례로 대형 벽시계를 선물로 주었다.
▶길이 23m 대형 석탑을 프랑스로 운반하기도 쉽지 않은 작전 계획이었다. 해군 엔지니어인 아흐멍 크로히몽 미므헬에 의해서 기획된 작전은 1830년 6월 혁명으로 운반계획이 백지화될 뻔했지만 무하마드 알리가 오벨리스크 기증을 확실히 해주어 계획이 재개되었다. 프랑스 해군의 대형 함선이 동원되어 1834년 드디어 파리에 도착했다. 프랑스 정부는 혁명 당시 루이 16세가 처형된 콩코드 광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이집트 룩소르에서 어렵사리 운반해온 오벨리스크를 광장 중앙에 세우기로 결정해서 오늘날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콩코드 광장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많은 관람객을 자랑하는 박물관이다. 프랑스를 처음 찾았던 1967년도부터 언론사의 파리특파원을 두 차례 역임하고 그 후에도 프랑스를 자주 여행하는 필자는 아마도 100여차례 이상 찾았을 것이다. 시간 제약이 있는 친지를 위해서는 루브르의 3대 걸작품으로 꼽히는 미로의 비너스,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리고 밀레의 만종을 주로 안내했지만, 이집트와 그리스 그리고 로마 제국 전시실이 루브르의 핵심일 것이다.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도 규모로는 루브르를 따를 수 없지만, 전시 유물로는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세계적인 박물관이다. 루브르보다는 규모가 작아 관람에 큰 부담이 없어 좋지만, 그리스 문화 유적은 루브르가 따를 수 없는 희귀물을 보유·전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하고 있던 벽면의 대리석 조각작품이다. 고대 켄타루우스 전투를 묘사한 대형작품은 영국박물관에서도 아끼는 소장품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영국과 그리스 정부는 파르테논 신전의 켄타우로스 전투 작품을 반환하기 위한 비밀 회담을 2021년 11월부터 시작했는데 영구 대여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세기 초 영국 귀족인 엘긴경은 그리스에서 수많은 골동품과 조각작품을 구매해서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고 있던 오스만 제국의 승인하에 영국으로 보냈고 대리석 작품들은 영국 정부에 매도하여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그러나 제국주의 시절 불법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고 있는 대세와 함께 아테네 파르테논 조각도 그리스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

/신용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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