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술의 전성기는 조선 말까지였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일본은 누구나 만들어 먹던 술 빚기를 양조허가제로 바꾼다. 생각해보라. 만약에 김치 담가 먹는 것을 허가제로 바꾼다면 어떨지?
1909년 주세법을 개정하더니 1916년 조선총독부제령 제2호 주세령으로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였다.
생각해보라. 멀쩡히 잘 빚어 마시던 술에다가 허가제로 바꾸고 막대한 세금을 물리니 집집마다 내려오던 가양주의 맥이 끊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놓고는 일본의 양조산업을 조선으로 진출시켜 일본술이 판을치도록 만들었다.
부산, 마산, 인천, 군산, 목포에는 그러한 양조장들이 즐비하였다.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술 맑은 술을 보면 정종이 아니냐? 라고 묻는다. 이 대목에서 나는 말을 잇지 못한다. 정종(正宗)은 일본술 '마사무네'를 말하는데 사케의 상표명이다. 지금도 기쿠마사무네, 다르마마사무네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하게 밝혀 둘 일은 청주와 정종은 일본 말로 세이슈라고 하여 발음이 같다보니 장난하듯 지은 이름이다. 그렇게해서 전혀 관계가 없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침입했던 장수 독안룡 다테 마사무네(영화 '한산'에서 잘 나왔음)까지 연결하여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꾸몄을 뿐, 실상 아무것도 아니지만 천지구분을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우리나라 맑은 술을 보면 '정종'이라고 부른다. 당연히 '청주' 또는 '맑은 술'이라 불러야한다. 이를 바로 잡으려니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고, 그대로 두자니 속이 불편하여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하여튼 일본은 고율의 세금을 부과해서 조선인들이 술을 빚어 먹기보다는 사먹는게 더 싸게하여 돈도 걷워들이고 자국의 술도 파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면 사케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자. 대략 14개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
ㆍ센마이 : 쌀의 겉면을 깍아내는 과정이다. 이를 도정율이라 하는데 50%에서 심하면 70%까지도 깍아낸다.
ㆍ호레이 카라시 : 깍은 쌀을 3~4주 눅혀 놓는다.
ㆍ센마이(세미) : 쌀을 씻는 과정이다.
ㆍ신세키(침지) : 쌀을 물에 담가 불린다.
ㆍ조시 : 쌀을 건져서 물을 빼고 고두밥을 만든다.
ㆍ누룩 섞기 : 만든 입국을 고두밥과 섞고 잡균 번식을 막기 위해 유산균 등을 넣는다.
ㆍ모로미 만들기 : 발효가 진행되어 걸쭉해지면 덧술을 해넣는다. (여기서 모로미는 우리말 '모래미'에서 나왔음.)
ㆍ아루텐 : 발효가 거의 다 되어가면 양조알콜을 넣는다. 삼증주에는 20~30%, 혼조조슈에는 25%, 긴조슈는 12~15%, 다이긴조슈에는 7%정도의 양조알콜을 넣는다. 술의 향기는 유기산과 알콜이 반응하면 주성분이 에스테르류인 향기 성분이 생겨나는데 바로 이러한 향기성분이 긴조 술에서 생겨난다.
ㆍ쇼소 : 아직 거르지않은 상태의 술 모로미에서 술을 짜내는 공정이다. 이때 짜낸 술을 나마자케, 생주라고한다. 1차 여과과정이다.
ㆍ아리사게 : 막 거른 술은 탁한 상태인데 정치하여 불순물을 가라앉히고 맑게 만든다. 이를 나마슈(생주)라고 한다.
ㆍ로카(여과) : 두 번째 여과한 술로서 약간 누르스름한 빛깔을 내는데 활성탄 등을 이용하여 정밀하게 거른다.
ㆍ히이레 : 통상 62~68°C에서 저온 살균 처리를 한다. 살균처리를 하지 않으면 쉽게 변패하기가 쉽다. 반면에 살균과정을 거치게되면 좋은 향들을 잃게된다.
ㆍ주쿠세이 : 숙성과정이다. 보통 향이 강한 긴조슈는 반년 이상 숙성을 시킨다. 일본에서는 그 해 처음 출하되는 술을 신슈(新酒)라고 하고 겨울에 만든 술을 저장 숙성 후 다음해 가을에 내는 술을 히야오로시라고 한다. 또 3년 이상 숙성된 술은 고슈(古酒)라고하고 100년을 넘게 숙성시킨 술은 다이코슈(大古酒)라고 한다.
ㆍ와리미즈 : 주도를 일정하게 조정하기 위해 물을 섞는데 와리미즈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술은 겐슈(原酒)라고 한다.
이상으로 열거한 것이 사케를 만드는 과정이다. 원래부터 일본인들이 만들었다기 보다는 조선에서 건너간 양조기술을 기반으로 조금씩 가감한 것들이다. <계속>

/유진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시민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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