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 사운드에 객석 핑크빛
미성 보컬·기타 그레그 곤잘레즈-
베이시스트 랜들 밀러-드럼 제이컵 톰스키
3인조 밴드, 韓 겨울밤 적셔
15곡 쉬지않는 무대…관객들 호응


겨울밤, 도심 한켠에 뜬 달은 외롭고 위태롭다. 밤은 날 감출 수 있는 최고의 무기, 그렇기에 용기를 낸다. 내면의 날 드러내기 위해 빗장을 조금이라도 풀어 속내를 드러낸다.
무대에 달이 떴다. 몽롱함이 더해진 기타 소리가 객석을 물들이며 미성의 그레그 곤잘레즈가 '크러시'(Crush)를 읊조렸다.
그렇게 밴드 시가렛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 CAS) 공연이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펼쳐졌다.
CAS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그레그 곤잘레즈, 베이시스트 랜들 밀러, 드럼을 맡은 제이컵 톰스키로 구성된 3인조 밴드로 2008년 미국 텍사스 엘파소에서 시작했다.
2012년 '낫싱스 고너 허트 유 베이비'(Nothing's Gonna Hurt You Baby)가 대중적 인기를 받으며, 2016년 미국 대중 음악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당신이 알아야 할 10명의 가수'에 이름을 올렸다.
공연장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가장 먼저 적용된 이 날 CAS 내한 공연, 하지만 관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관람했다. CAS 곡 대부분이 물 흐르듯 전개되는 만큼 공연장은 떼창과 환호성보다는 작은 몸짓과 박수 등으로 무대와 호흡했다.
곤살레즈는 “모두 고맙다”를 연발했다. '유아 얼 아이 원트'(You're All I Want)로 감미로운 목소리를 안겼고,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를 비롯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최신곡 '피스톨'(Pistol)을 불렀다.
CAS의 대표곡들이 이어지며 무대와 객석은 더욱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즐겨듣는 것으로 화제가 된 '스위트'(Sweet)의 전주가 나올 땐 관객들의 환호가 터지기 시작했고,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와 '낫싱스 고너 허트 유 베이비'로 정점을 찍었다. 'K.'(케이)와 , '아포칼립스'(Apocalypse)가 불릴 때는 객석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이들은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를 비롯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최신곡 '피스톨'(Pistol), 대표곡 '나싱스 고너 허트 유 베이비'를 열창했다.
공연은 2017년 발표한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로 피날레를 맺었다. 무대 위에 설치된 대형 미러볼에 반사된 수천 가닥의 불빛과 관객들의 휴대전화 조명이 어울어지며 곤살레즈의 노래가 더해져 CAS의 상징과 같은 겨울밤 달빛이 공연장에 선명해졌다. 앙코르 곡으로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 '드리밍 오브 유'(Dreaming of You)까지 더해지며 그렇게 70분의 공연은 끝났다.
CAS는 특별한 인사말 없이 15곡을 끝이지 않고 불렀다. 하지만 공연 중 음향 문제가 적잖이 발생했다.
이들은 2018년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로 처음 내한했고, 같은 해 11월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열었다. 2021년 10월 열린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사전 녹화한 공연 영상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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