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은 올해부터 4년간 가로수의 건강성 증진을 위한 통합적 관리 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풍성한 가로숲이 되도록 가로유형별 조성모델, 가지치기 기준, 토양개량 기법을 마련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건강성 평가 지표를 개발한다. 또 시민참여를 통한 가로수 관리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남성현 산림청장은 “시민과학을 기반으로 기존 가로수 위치 DB를 개선하여 국민과 담당 공무원이 상호 소통 가능한 가로수 지도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왜냐하면 지자체마다 많은 용역비를 들여 가로수 공간정보를 구축했다지만, 수목의 생육상태와 관리이력 정보가 없고 시민은 데이터망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는 시민이 만들고 참여하는 온라인 가로수 지도가 있다. 약 68만 그루 가로수를 정확하고 세밀한 디지털 지도형식으로 구축하여 나무의 이름과 크기,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나무의 주변환경과 돌봄 활동들을 기록하고, 특정 나무를 '내 나무'로 등록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할 수 있다. 뉴욕 가로수 지도는 2200명의 시민 자원봉사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받고 표준화되고 일관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웹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조사하였고, 개별 수목의 에너지절감, 탄소흡수, 오염제거, 우수포집에 대한 경제적 혜택을 분석하여 제공하고 있다. 가로수의 가치는 매년 1억2000만달러, 1그루당 평균 209달러로 평가되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으며,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가로수의 생육상태와 관리이력에 관한 기록이 미흡하면 가로수에 대한 효용성 평가와 제대로 된 관리를 할 수 없다. 시민들이 나무 조사를 통해 가로수의 소중함과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가로수 관리도 가능하다. 인천시는 2018년부터 가로수지킴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운영하였는데, 2021년까지 2303명이 참여하였다. 주로 가로수 피해 발생신고, 가로수 불법광고물 제거, 가로녹지 쓰레기줍기, 낙엽 및 잡초제거, 가뭄 시 물주기 활동 등 단순 일회성 활동 위주며 데이터로 구축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2021년부터 민간단체가 주도하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온라인 가로수 지도 만들기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작년에 인천시 부평구의 가로수지킴이도 조사 활동에 가담하였고, 온라인지도에는 총 천 그루가 넘는 가로수가 기록되어 있다. 광주시에서는 지역 환경단체, 자원봉사단체, 대학이 협력하여 지역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별도의 트리맵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산림청의 시민과학 기반 가로수 지도 플랫폼 사업은 당장 올해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가로수 이력 관리시스템과 연계한 시민과학 적용 플랫폼을 구축하여, 가로수 건강성 정보를 수집하는 지도화 기술을 개발하고, 시민과 전문가의 가로수 건강성 모니터링 결과를 비교 분석하여 개선점을 도출한다. 나무 한 그루마다 생육상태, 식재·관리 이력, 주변 환경 여건, 생태계서비스 혜택 정보를 구축하고, 시민들과 소통·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 중부와 남부지역의 지자체 한곳씩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데,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진우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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