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하루 종일 갈아타도 1,000원인 버스가 있다?
도심에서 바다까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는 인천시티투어버스가 2023년 다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순환형 노선에 한해 3월1일부터 3월12일까지는 단돈, 1천 원이라는 이벤트가 열려서 직접 가봤습니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챙길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보시죠.

대도시인 인천은 다양한 시티투어 상품이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면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정차해 자유롭게 여행하는 순환형,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일정을 함께하는 테마형 노선입니다.
1천 원 이벤트는 순환형 노선에만 해당하는데요. 각 회차마다 탑승 인원수가 정해져 있고 선착순으로 현장 발권을 진행하고 있으니 조금 서둘러 도착하는 것이 좋겠죠? 고된 일상(?)…아니 짧은 순간이지만 조금 더 여행의 느낌을 느끼고 싶었기에 순환형 중 '바다노선'을 선택해 다녀왔습니다.
순환형(바다노선)

인천종합관광안내소를 시작으로 인천 대표 관광지를 경유해 처음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바다노선은 각 정류장에서 1시간 간격으로 언제든지 다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인천시티투어 버스 중 유일한 2층버스인 바다노선은 총 64석으로, 1층 실내엔 휠체어뿐만 아니라 유모차도 함께 탑승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층은 실내와 실외로 구분돼있는데 아직 추운 날씨로(*취재일 기준) 대부분 이용객은 2층 실내 좌석을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지붕 없는 실외 좌석에 앉아 바라보는 송도의 전경은 마치 해외여행을 떠나온 기분을 느끼게 해 다가오는 봄에는 제법 자리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사실 취재 당시 날씨가 풀리지 않아 영종대교를 지나갈 때면 콧물이 조금 났습니다) 바람을 맞으며 송도 도심을 30분 남짓 달리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창문 없이 이층 버스에서 맨눈으로 내려다본 영종도 바다의 맑은 물빛과 반짝이는 윤슬을 보니 절로 탄성이 나오더라고요.

시티버스의 첫 번째 도착지는 왕산마리나. 지난해 최고 화제작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요트가 줄지어 있는 이곳에서 투어 중 가장 처음으로 바다 내음을 맡을 수 있는데, 10분간 짧은 정차 시간에도 사진 찍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만약 요트 체험을 원하거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은 하차 후 1시간 뒤 다시 타면 됩니다.

다시 출발한 버스가 도착한 곳은 초승달처럼 반원을 이룬 해안을 자랑하는 을왕리해수욕장입니다. 버스투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차하는 곳이자 인천 시민 외 다른 지역 분들께도 많이 알려진 곳이죠.

영종도 을왕리에는 내로라하는 물회 맛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을왕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집도 있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물회를 먹으면서 여행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시티투어 마지막으로 정차했던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이 구비하고 있는 작품 수만 무려 3,000점이 넘어 마치 ’미술관‘을 관람하러 온 것 같았습니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각종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파라다이스시티의 다양한 예술 작품은 꼭 호텔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Great Gigantic Pumpkin’ 앞에서 펼쳐지는 가면무도회 퍼레이드인데요.
직접 연주하는 플루트의 로맨틱한 선율 속 시선을 사로잡는 마스커레이드 커플들의 왈츠 댄스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퍼레이드 끝나갈 무렵 관객들에게 손을 내밀어 '동화 속 주인공'을 만들어주는 이들의 상냥함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시티투어 버스는 인천 곳곳을 돌고 돌아 처음 승차했던 장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반원의 백사장, 드라마 촬영지, 가면무도회 등 곳곳의 숨은 매력을 교통비 1천 원으로 둘러 볼 수 있었던 투어는 가성비 그 자체였기에 인천시티투어 버스의 다른 노선도 궁금해졌습니다.
인천시에서는 1천 원 이벤트 기간이 끝나도 더 많은 이들에게 시티투어 탑승의 기회를 선사하고자 순환형 노선에 한해 평일 이용요금 50% 할인(바다노선 5000원, 레트로 2500원)을 계속한다고 합니다. 이르게 찾아온 봄 날씨 만끽하러 인천 한 번 오실래요?
/글·사진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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