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빚 있어 집 내놨다 들어
고금리에 안 팔려 힘들어해”
남편이 살해 뒤 극단 선택 추정

“부부가 둘 다 착하고, 금슬이 좋아 보였어요.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의아하네요.”
19일 오전 10시50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단독주택 앞에는 전날 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 중 A(41)씨 아내 B(47)씨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운전석 유리창 너머로 '엄마 사랑해'라고 쓴 그림 편지 한 장이 눈에 띄었다. 부부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된 3∼6세 자녀 3명 중 한 아이가 만든 작품이다.
현관 앞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고, 마당에는 어린이용 자전거가 놓여 있었다.
한 주민은 “남편 A씨가 손재주가 좋아서 주택 2층을 개조해 찜질 카페를 직접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성도 바르고 화목한 가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A씨가 빚이 있어서 부동산에 집을 내놨다고 들었다”며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집은 안 팔려서 힘들어했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40대 가장이 아내와 어린 자녀 3명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참극이 빚어졌다.<인천일보 3월18일자 온라인판 단독 보도 '인천서 일가족 5명 숨진 채 발견...경찰 수사 중'>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7분쯤 A씨 집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 친척이 연락이 닿지 않은 A씨 집을 찾아갔다가 쓰러져 있는 일가족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숨진 A씨는 작은 방에 혼자 있었고, 아내 B씨와 자녀 3명은 안방에 쓰러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흉기로 일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일가족 시신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관할 지자체인 미추홀구는 A씨 가정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복지 관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채무 관계를 비롯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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