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스타일스가 지난 20일 첫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로이드 웨이크필드(Lloyd Wakefield)
해리 스타일스가 왔다.
48시간이 지났지만,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13년을 기다렸고 마침내 성사됐다. 그렇게 지난 20일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공연은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으로 시작됐다.
객석은 이미 흥분상태였다.
예열 시간 없이 밴드가 착석하기 전 환호성이 터졌고, 연두색 민소매 옷을 입은 해리 스타일스가 무대에 섰을 때 공연은 정점에 달했다. 이어 '골든'과 '어도어 유'를 전했다.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은 재밌다. 독일에서 그의 공연을 본 지인은 첫 내한공연 소식에 회사까지 쉬며 공연을 찾았다.
음원으로만 듣던 '킵 드라이빙'과 '우먼', '마틸다'', '새틀라이트'를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니. 관객의 환호성에 해리 스타일스의 목소리가 묻혀도 좋다.
그의 공연은 세계 투어에서 보였듯 관객과의 끈끈한 '케미'로 유명하다.
'리틀 프리크'를 부르며 객석에 “할 수 있는 만큼 크게 불러줘요"라는 말을, '시네마'에서는 손을 올라달라고 주문했다. 태극기 퍼포먼스와 팬의 스케치북 인사에 화답했다. 공연 레퍼토리 중 하나인 즉석 생일 축하 노래로 무대와 객석은 하나 됐다. 그리고 손하트를 연발하며 갓을 쓰기도 하고, 희한한 물체를 머리에 얹으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렇게 '키위'로 공연은 마지막을 향했다.
이날 공연은 2011년 가수로 데뷔한 뒤 처음으로 펼친 한국 공연이다. 태국 방콕,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을 찾은 해리 스타일스. 지쳐 보였지만 무대 매너는 깔끔했다. “도쿄 공연을 두 번 하지 말고, 한국 공연을 두 번 하지”라는 아쉬움마저 남는다.
해리 스타일스가 데이비드 보위처럼 진정한 락커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래서 'starman'으로 “짠” 하며 불쑥 한국을 찾게 된다면 다시금 떼창으로 답하겠다.
그가 첫 내한공연에서 남긴 "이번 공연이 처음일 수는 있지만, 마지막은 아닐 거예요”라는 약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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