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의지 다지며 레이스 준비
수백개 부스선 곳곳 함박웃음
담소 나누며 '서로 응원·격려'

“출발 5초 전, 함께 외치겠습니다. 5, 4, 3, 2, 1 출발”
3월 마지막 일요일을 맞은 26일 오전 9시. 청명한 하늘로 솟아오른 폭죽과 함께 수많은 인파가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인천일보와 대한육상연맹이 주최하는 '제23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가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가운데 문학경기장에는 참가자와 가족, 친지, 직장 동료 등 2만여명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며칠간 이어진 짙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걷히며 문학경기장 잔디는 어느 때보다 푸르렀고, 봄바람을 가르며 달리기 좋은 화창한 날이었다.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8시. 경기장 밖에 마련된 수백개 부스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인사를 나눴다.
출발 전 허기를 가볍게 달래줄 과일과 음료를 나누는 모습부터, 아직은 서늘한 날씨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온 자녀들은 어느새 친구가 돼 경기장 내 푸른 잔디 위를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며 봄볕을 만끽하기도 했다.
가족 모두가 참가했다는 최동욱(44)씨는 “아내 권유로 마라톤대회에는 처음 참가해 본다”며 “9살 아들과 함께 5㎞에 도전하는데 기록보다는 천천히 걸으며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출발 30분 전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경기장에 들어섰고, 스트레칭과 함께 트랙을 돌며 몸 풀기에 바빴다.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참가한 장정아(52·여)씨는 “동창생 5명과 함께 참가 접수를 하고 한 달 전부터 각자 연습했다”며 “마라톤 완주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10㎞에 도전하는데 꼭 완주하고 돌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찬희(32)씨는 “파주에 사는 여자친구가 출전하자고 해서 이번에 함께 참가하게 됐다”며 “그동안 공원 산책 정도만 했지 마라톤을 해본 적은 없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마라톤을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는 에티오피아와 케냐, 몽골 등 국제부 선수 9명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국제대회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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