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인의 음악축제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포천에서 성공적으로 열릴지 ‘기대 반 우려 반’ 목소리가 크다.
행사를 주최한 ㈜SG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기자회견을 통해 우드스탁 페스티벌 유치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최근 티켓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포천시는 행사와 관련해 공연장소만 대관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인천일보 1월13일자 8면>
이러다 보니 지역에선 '전설적인 락 페스티벌'이 포천에서 열리는지조차 모른 채 ‘깜깜이’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시에 따르면 SGC는 지난해 12월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를 제안한 뒤 이듬해 1월 행사 개최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을 맞아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페스티벌을 포천에서 개최하는 게 핵심이다.
무대에는 BTS, 블랙 핑크, 조용필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관람객은 약 15∼20만 명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인 전설들과 젊은 아티스트들이 펼칠 무대는 '하늘 다리'가 있는 한탄강 홍수터로 정했다. 행사 비용은 SGC가 부담하고, 시는 장소만 제공하면 된다.
이에 시는 귀가 솔깃했다. 시 전체 인구(약 15만 명)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포천에 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소가 문제였다. 무대가 설치될 한탄강 홍수터는 수자원공사 땅인데, 이곳을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다 주차장 시설도 부족한 데다 교통편은 더 열악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시내버스로 환승해야만 행사장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도 시는 허가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SGC와 구체적인 업무협약도 맺지 않고 ‘포천지명 사용권’을 허락(가승인)해줬다.
이를 근거로 SGC는 지난 1월 기자회견을 통해 7월 28∼30일 3일간 포천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와 의견을 나눈 지 3일이 지난 뒤였다.
당시 주최 측은 기자회견장에 포천시장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시가 거부했다. 신뢰성을 100%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시는 이미 언론을 통해 포천 개최가 알려진 데다 가승인까지 내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목이 잡혔다. 결국 뒤늦게 수자원공사와 행사장 대관 협의에 나섰다.
이런 과정을 거쳐 SGC와 몇 차례 만나 이견을 조율한 뒤 최종 승인을 내줬다. 대규모 행사인 만큼 안전 문제 등 승인조건도 내걸었다.
주최 측은 행사와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고, 세부 실행과 안전관리계획서 등을 시에 제출해 협의하도록 했다. 목적 외 사용금지는 물론 행사 종료 후엔 시설물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안전상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행사 취소 명령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런 조건은 지난해 10·29 용산 사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999년 미국 뉴욕주 롬의 폐쇄된 '그리피스 공군기지'에서 열렸던 우드스탁은 수많은 사건·사고와 폭동까지 유발한 역대 최악의 록 페스티벌로 손꼽힌다.
이런 이유로 지역에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행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시는 오는 3일 주최 측 관계자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행사를 불과 4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인데,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행정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주최 측은 지난달 31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 티켓은 3일권 36만 원, 2일권 26만 원이다. 예매는 1인 6매까지 가능하다.
현재 주최 측은 국내외 40팀과 출연 섭외를 진행하고 있다. 아티스트 라인업은 오는 15일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 2010년 8월 파주 임진각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처음 개최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공연기획사는 판매한 티켓을 전액 환불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행사장 규모나 시설이 열악한 것은 맞다. 주최 측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대관을 승인해줬다”면서 “안전문제 등에 대해선 변호사와 상의했다. 장소를 대관해준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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