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진심, 시민에 닿다
▲ 4, 5대 연수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조복순 원장이 최근 인천시문화원연합회 제8대 회장에 올랐다. 전국 최연소 연합회장인 조 원장이 펼칠 3년 임기 중의 연합회장 활동이 기대된다.
▲ 4, 5대 연수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조복순 원장이 최근 인천시문화원연합회 제8대 회장에 올랐다. 전국 최연소 연합회장인 조 원장이 펼칠 3년 임기 중의 연합회장 활동이 기대된다.

 

남을 님처럼 여긴 연수 봉사왕
주민 문화갈증에 문화원 설립나서
각종 공모도전 … 관 도움없이 자생
2015 종합경영 우수상 수상 쾌거

300만명 문화 길라잡이 자신감
"노하우 동원 시민중심 연합회로"

조복순 연수문화원장은 항상 힘이 넘친다. 주변을 화사하게 만드는 매력, 그 끼는 연수구민의 문화 활동에 풍성함을 선사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문화원에는 구민들의 발길이 끊임없다. 이제 조 원장이 연수구민을 넘어 300만 인천시민의 문화 길라잡이가 됐다. 최근 인천시 문화원연합회의 8대 연합회장에 오른 조 원장, 인천시 문화원연합회에 생기를 불어넣고 조 원장 특유의 색을 입힐 계획이다. 도전이 일상이요, 무에서 유를 끌어내는 열정이 장점인 조 원장이 펼칠 인천시 문화원연합회는 어떻게 변할까. 문화에 목말라하는 300만 인천시민에게 청량함을 줄 게 분명하다.

봉사는 실천이다. 누구나 마음가짐은 이타적이다. 그러나 막상 삶을 이어가면 행동은 자기 중심화되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자기 방어적이다. 그런 의미에 끊임없이 자원봉사에 매진하는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솟아난다.
조복순(61) 연수문화원장에게는 '봉사'가 삶이다. 인천에 터를 잡고 살아온 세월이 온통 봉사요, 이타적 행동이었다.

#프롤로그

조복순 원장은 인천에서 꽤 유명하다.
"봉사요?" 순간 뜸을 들인다. 그러나 조 원장은 이내 쉼없이 생각을 내뱉었다.
조 원장은 "모두를 사랑하면 됩니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삶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기본이 되는 덕목입니다. 물론 저도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을 깎고 다듬으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삶을 한 발씩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 원장은 연수구의 마당발이요, 모두가 '엄지척'을 서슴지 않는 일꾼이다.
환경운동에 잔뼈가 굵으며 지역 곳곳을 두 발로 거닐었다. 그만큼 지역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 애정을 담았다. 지역과 이웃에 관심을 갖고 조금 일찍 실천하는 조 원장에게 민주평통 연수구 협회회장과 유네스코 인천협의회 부회장 등의 직함이 붙었다.
앞장서서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실천하는 조 원장이 됐다.

#1막, 연수문화원

"연수의 문화를 지키고 키워가며 지역 주민 모두가 함께 지역 문화를 영유하는 것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지난 2001년, 연수구의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자생적 단체 구성으로 확장됐다.

미추홀구(옛 남구)에서 분구된 지 수 년 흘렀지만, 여전히 지역 문화는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 타 지역보다 우수한 문화 인프라와 역사를 간직한 땅 '연수구' 이기에 자생적 문화단체를 바라는 욕구가 컸다.
그렇게 연수문화원이 알을 깼다.

당시 연수구에서도 연수문화원 설치에 나섰지만, 지역 주민의 문화 욕구를 보답하기에는 늦었다. 지역 주민이 구보다 문화원 설치를 한 발 앞서 한 만큼 '독립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연수구문화원에는 타 문화원이 풍기는 '관'의 향기를 맡을 수 없다.

연수문화원이 탄생할 때부터 조 원장은 함께 했다. 사실상의 산파 역할을 맡았고, 옆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연수문화원도 매너리즘에 빠졌고, 구민의 발길이 뜸해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조 원장이 팔을 걷었다.
"그러면 안되죠. 연수문화원이 어떻게 탄생했고, 지역 주민에게 어떤 곳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잠자코 볼 수 없었습니다."
조 원장은 2014년 연수문화원장에 도전했다. 자리 욕심이 아니다. 쓰러지는 연수문화원 앞에 조 원장이 일어섰고, 당선됐다.

그는 연수문화원의 시스템을 확 뜯어고쳤다. 관만 바라보던 기존 행정을 자립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꿨다. 각종 공모 사업에 응모하며 연수문화원의 자생력을 키웠고, 지역 주민의 문화 요구를 어떻게든 충족시키려 밤을 샜다. 그렇게 동동거리며 연수문화원의 지지대를 세워나갔다.

조 원장의 열정과 연수문화원 직원의 끈기와 노력, 지역 주민의 사랑이 더해지며 지난 2015년 대한민국 문화원상 종합경영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안갯속을 걷던 지역 문화원에 가능성을 엿보인 쾌거였다.
조 원장은 4대에 이어 2018년 5대 원장에 연임됐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조 원장을 택한 것이다.

조 원장은 다짐했다. 그 마음은 1년이 지났어도 티끌하나 변하지 않았다. "구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가꿔나가 전국 최고의 문화원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문화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욱 더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2막, 인천시문화원연합회

최근 획기적인 일이 벌어졌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문화원연합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바로 조복순 연합회장이다.
조 원장은 2월말 제8대 연합회장에 올랐다.

표면적 이유는 지역문화유산 발굴과 보존, 육성에 매진했다는 것이지만 속내는 "연수문화원처럼 인천시문화원연합회를 반석위에 올려달라"는 요구였다. 그래서 조 연합회장은 취임에 앞서 "인천시문화원연합회가 인천의 문화를 선도하는 중심 기관으로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정진해 나가겠습니다"라며 다시금 자신을 추슬렀다.

조 원장은 인천시문화원연합회를 이끄는 것에 자신있다. 연수문화원장과 문화원 지킴를 하며 쌓은 노하우와 지역 문화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관이 아닌 지역주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문화원이 되면 시민의 발길은 저절로 닿게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문화까지 정치가 개입되며 4년마다 혼란을 겪는 일이 더 이상 없기 위해서 정치가 아닌 시민이 중심이 되는 문화원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따뜻하지만, 예와 효에 어긋날 때는 불호령을 내린다.
본인 스스로 그러한 몸가짐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인사하며 스스로를 낮추려 애쓴다. "안녕하세요. 요즘 더욱 화사해지셨어요." 연수구 청학문화센터 2층에 자리한 연수문화원 앞을 지나는 지역 주민과 따뜻한 인사가 오간다.

조 원장은 "관혼상제 중 관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청소년 문제는 물론 준비 안된 성인들로 인해 사회 혼란이 대단합니다"라며 "그래서 예절원을 키우고 성인식을 할 수 있는 곳을 인천시 차원에서 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연수문화원의 상징인 예와 효를 기틀로 한 초등생 예절교육의 모습이 투영된 인천시의 예절원이 조만간 탄생할지 기대된다. 지난 3월26일 신임 연합회장에 취임한 조 원장은 "연수문화원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됐다"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 가까이에서 사람들과 지역 문화원의 진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에필로그

대전에서 인천으로 터전을 옮긴 20대의 조 원장. 고향에서 은행원으로 세심하고 꼼꼼한 업무스타일의 조 원장이 경기은행을 다니던 남편을 만나며 인천 삶이 시작됐다. 그러나 1997년 말, 암흑같은 경제 위기가 한반도를 덮쳤다. 인천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의 상징이던 경기은행이 퇴출된 것이다. 그 때 조 원장의 심지가 더욱 강건해졌던 것 같다. 남편의 직장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됐지만 조 원장은 스스로를 추슬렀다. 그래서 더욱 봉사에 매진했고, 지역 주민에게 다가섰다. 남편은 현재 연수구를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에 다니고 있다.

/글·사진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