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의료도 활짝 웃을 수 있습니다
▲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이 18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인천시의료원에 돌아온 소감과 공공의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의료원

국내 공공의료가 살 길은 …]

수익 사업 뛰어들 수 없는 공공병원
근본적 문제 직시 후 장기 관점서 해결
現정부 추진하는 책임의료기관에 맞춰
시민을 위한 운영 목표·방침 정하고
적절한 예산 지원하는 방식으로 유지

인천시의료원이 나아갈 길은 …

병원 없던 과거와 달리 신도심 발전은
접근성 열악해져 응급 치료엔 한계
만성·감염병 전문으로 특화 시키고
지역 통합돌봄서비스 시스템 추구해야

'의료'는 공공성을 품은 단어다. 그래서 '공공의료'란 단어는 의미가 되풀이되는 느낌이다.

어쩌면 수많은 민간병원들이 수익 극대화에 눈이 멀어 공공성을 포기하면서, 그 공백을 조금이라도 채우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서 명사화한 것은 아닐지 짐작하게 한다.

인천 공공의료가 경영난과 환자 감소로 침체기를 겪는 이 시점에 공공의료계 산증인이 인천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은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이다. 2010년 40대에 13대 원장을 맡아 6년간 활동을 펼쳤다.

2년여 만에 귀향한 그는 18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과거 6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것을 이뤄보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공공의료에 활기를 불어 넣고 300만 인천시민에게 수준 높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조 원장의 목표다.

▲인천시의료원에 돌아온 소감은.

몇 년간 떠나 있었지만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다시 인천의료원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과 따뜻이 맞아주신 의료원 직원들께 감사드린다.

2010년부터 6년간 인천시의료원장을 지내면서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이번에 임기를 시작하면서 꼭 이뤄내고 싶다.

다시 와보니 의료 인프라는 좋아졌는데 병원의 열악한 접근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계획이 아무 것도 없는 실정이다.

나 역시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로 왔다.

현 정부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세울 때 하고 싶은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이 인천의료원에서 구현됐으면 한다.

▲'의료원 정상화' 구체적 로드맵은.

인천시의료원이 지금의 동구 송림동으로 이전한 시점은 1997년이다.

당시엔 인천이나 이 지역에 병원이 거의 없던 시절이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취약해도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중요한 병원이 될 수 있었다.

그 이후 주변에 민간병원이 많이 들어서고 인구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현재는 극도로 접근이 불편한 병원이 돼버렸다.

정상적인 병원 같으면 인구가 많은 곳으로 이전을 해야 했다. 무엇보다 인천의료원은 먼 곳의 시민이 찾아오는 상급 대형병원이 아니라 지역 거점 2차 종합병원이다.

즉 인천의료원의 정상화는 어떻게 해서라도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거점 병원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몇 년간 내원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의료 전달 체계가 거의 작동을 하지 않아 큰 병원만 주로 찾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겪고 있는 문제로, 인천의료원 또한 예외가 아니다.

민간병원은 이를 돌파하기 위한 다양한 수익적 사업을 활용하지만 이런 방법은 공공병원이 취할 전략이 될 수 없다.

근본적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헤쳐 나갈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역책임의료기관'이 되기 위한 조건에 맞춰 인천의료원의 미래를 그려보면 답이 나올 수 있다.

▲전국 의료원들이 겪는 경영난, 그 해법은.

보건의료는 그 속성상 수익 사업이 될 수 없는 분야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역할을 하는 공공재로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병원을 수익적 목적으로 운영하는 나라는 극히 일부이며 미국 같은 국가조차 주 수익은 보건의료 연관 산업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진료 기능 자체로 만들어 내는 구조가 아니다.

환자는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여서다. 그렇지 않다면 돈 많은 환자만 상대하는 병원, 즉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만이 살아남게 된다.

더구나 경제적 취약계층을 많이 돌봐야 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보건의료적 국가 재난을 대비해야 하며, 많은 정책적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등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 공공병원의 적자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이미 보건복지부의 '공익적 적자'에 관한 분석 용역에서 이런 사실들이 증명된 바 있다. 결국 공공병원의 운영에 대해 손익을 논하는 사회적 인식 자체가 문제다.

공공병원은 시민을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우선 정하고 적절한 예산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 부족한 예산을 주면서 그것에 맞춰 운영하라는 식의 방침은 옳지 않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비효율적 측면을 안고 있다.

주인 의식이 낮은 조직 문화, 무사안일주의, 적당주의 등 나쁜 행태는 분명 존재하나 이런 것들이 전체 적자에 기여하는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든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당연히 진행하고 있다.

▲약화된 인천 공공의료, 어떻게 진단하나.

조만간 전국 제2의 대도시가 될 인천에 지역 거점 공공병원이 불과 2개인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

인천 남부권의 공공의료를 담당해온 적십자병원이 종합병원 기능을 상실한 상황은 일개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 전체의 의료 복지 차원에서 봐야 하는 심각한 문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적십자병원의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

사실 인천의료원의 인력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료 인력을 적정 수준으로 확보하는 일은 병원 존립의 필수 조건이다.

의사와 간호사 등 적정 의료 인력 확보 조건은 시장 가치를 반영하는 수준의 대우와 병원에 근무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비전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환자에 대한 서비스 수준과 의료인의 만족도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해결돼야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한 적정한 정원 확보와 급여 수준 향상, 구조 개혁 등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제2의료원 건립에 대한 견해는.

인천은 면적과 인구에 비해 공공의료 인프라가 극히 취약한 곳이다.

유일한 시립병원인 인천의료원은 인구밀집지역에서 벗어나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에 위치해 급성기 2차 종합병원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현 위치는 재활과 노인 진료, 정신질환, 산재, 직업병 등 만성기 질환이나 감염병 전문병원을 다루기에 적합하다.

인천시의 재정 부담으로 당장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제2의료원을 신설·이전해 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현 의료원은 용도에 맞는 형태로 특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인천 공공의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우리나라 공공의료는 전체 의료의 5%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비중이 가장 낮은 편이다.

인천도 예외가 아니어서 정부에선 최소 4개의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에 민간병원을 공공의료로 끌어들이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제대로 된 공공병원이 있어야 한다.

인천이 가진 보건의료와 복지 시스템을 연계해 지역사회 중심의 '커뮤니티 케어(통합 돌봄 서비스)' 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앞으로 공공의료의 목표가 될 것이다.

이는 인천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필수 조건임이 분명하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

▲학력
- 1981년 대전고 졸업
- 1989년 서울대 의과대학교 의학과 졸업
- 2007년 충북대 의과대학원 외과학 석·박사 취득

▲주요 경력
- 1995~2001년 가천의대 길병원 외과학 교수
- 2001~2010년 인천적십자병원 외과 과장·원장 역임
- 2010~2016년 인천의료원 13대 원장
- 2016~2018년 성남의료원 초대원장
- 2018년 12월20일 인천의료원 15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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